광덕산에서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들어서면 나무같이 되고픈 기도가 있습니다. 훌훌 벗어 던진 아름드리 참나무 숲에 들어서면 바닥에 수북히 깔고 앉은 내일이 있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3AB3134B2CB0CC78)
( 광덕산정상(699.3m))
가난한 것들끼리 외로운 것들끼리 철조망 없는 숲속 마을에서 영혼들이 서식(棲息)하는 가난한 것들의 기도가 들립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5AAB114B2CB18A2F)
(흰눈을 뒤집어쓴 겨울나무)
주여!
눈보라 휘날리는 엄동의 설한에 잔잔히 고개 숙인 산하의 시든 낙엽의 자세도 오랜 기다림 끝에 내일을 있게 하는 주님의 뜻이오니 저희들 인간들도 기다리는 나목이 되게 하시고
여름내 겹겹이 둘러 매었던 죄악의 웃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지금은 춥지만 그래도 말끔히 씻어낸
순결한 영혼이 제물 되어 지고 싶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670DE144B2CB24F78)
( 겨울 나기가 힘겨워 봄,여름,가을동안 함께한 잎새도 떨구었는데 불청객을 짊어졌습니다)
허리하나 넘어서면 흰눈 소복히 뒤집어쓴 힘겨운 야생회의 잔해가 내년의 따스한 햇살을 기다리고 휘저휘적 또하나 산허리를 넘어서면 휘몰아치는 눈보라가 앞을가리고
등산화는 미끄러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광덕산은 모진 풍상에도
으젓하게 그자리에 묵묵히 앉아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0263144B2CB39397)
( 마리골등산로 내려가는 길 )
광덕산에 올라 아픔을 스스러워하지 않고 육신의 죄악이나 각종의 우상숭배의 죄악에서 벗어나 오직 흐린 내 눈에 내일을 보게 하시고 될수만 있으면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게 하소서
![](https://t1.daumcdn.net/cfile/blog/167331104B2CB4296D)
( 발목이 빠지도록 쌓여만가는 정상부근의 가파른 등산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