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달리기)

달리기 초보에서 100Km울트라라까지

hanmb 2011. 11. 1. 22:39

달리기초보에서 100Km울트라까지

 

몸이 부실하여 타인 앞에서는 옷을 벗어 앙상한 살을 내보이기가 너무도 싫어

다리나 팔을 내놓고 뜀박질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위암말기로 위와 십이지장을 전부 걷어내는 대수술로 생사를 몇 번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살아나기는 했는데 온전한 사람구실을 할 수가 없던 차에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이 무언가 찾고 찾다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지시하신

하란을 떠나라는 말씀 한마디에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떠났던 아브라함 처럼.

 

내게도 지혜를 주시는데 달리기를 하라신다.

그런데 방법이 없었다.

36년 전에는 지금처럼 달리기에 관한 책이나 인터넷이 발전한 것이 아니기에 달리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고 운동화나 운동복이나 기능성을 따지기보다는 입을 만한 것 신을 만한 것도 없어 처음에는 실내화를 신었고 추운 겨울인데 팬츠에 두터운 잠바를 입고 뛰는 방법도 몰라 무턱대고 죽을힘을 다하여 5Km를 달리고 나면

장딴지에 통증이오고 무릅도 아프고 어께도 결리고 발바닥도 아프고, 장딴지에는 통증으로 계단을 오르 내리기가 고통이였지만.....

그래도 쉬면 게을러서 뛰기가 싫어질까 봐 하루도 안 쉬고 달리기를 하는데 한 달 정도가 되니까 무릎에 통증과 함께 퉁퉁 부어올라 겁이 덜컹 그래 며칠쉬면 낳겠지 쉬어보지만 일주일이 되도록 나을 기미가 보이지를 않아 차라리 이럴 바에는 뛰어나 보자고 오기가 발동을 하여 새로운 각오로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뛰는 것이 어찌나 고통인지 그래도 그 다리를 가지고 6개월을 버텨가며 달리기를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프마라톤에 겁도 없이 도전을 하는 만용을 부린 끝에 남들은 풀코스를 골인할 그 시간에 내 딴에는 자랑스럽게도 완주를 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1년을 악전고투하며 달리기를 했지만 실력은 늘지를 않고 발바닥은 물집으로 쓰리고 아려 걷기조차 힘들 지경이라 조금이라도 마라톤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 보았으나 속 시원한 대답은 없었고 오로지 열심히 뛰라는 소리

그래서 내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경험을 토대로 첫째 뛰기보다는 바른 자세로 걷기를 수없이 시도를 해보았다.

지금 유행이 되고 있는 마사이족의 워킹을 나는 30여 년 전에 혼자서 터득을 했고 그것을 나름대로 달리기에 응용을 했더니 종아리와 장딴지와 허벅지에 오는 통증들이 사라지고 오래달리기를 하는데도 몸에 무리가 오지를 않아 달리기를 하는데 조금도 겁이 나지를 않아 인천에서 여의도까지 새벽에 40Km를 달려서 출근을 하게 되면서 건강이 몰라보게 회복이 되어 과감하게 제1회 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을 하게 되고 여의도 마포대교에서 1만여 명이 출발하여 3시간에 들어오는 쾌거를 이루면서 전국에서 개최되는 마라톤대회라면 무조건 출전을 하여 한 번도 낙오 없이 좋은 성적으로 완주를 했었고 양양 임도에서 거행된 산악70Km마라톤대회에서는 2등(6시간40분) 다음해에는 100km를 11시간20분에9등을 하면서 눈이오나 비가 오나 춥거나 덥거나 환경과 조건을 초월하면서 달리기의 초보에서 점점 달리기의 중독에 빠져 하루도 뛰지를 않으면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아 안절부절못하고 뛰고 흠뻑 땀을 흘리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나서야 하루를 마무리를 했다는 안도감에 깊은 잠에 빠진다.

 

내가 뛰는 시간은 오후에 주로 달린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조깅을 했는데 활동시간이 많아지면서 저녁시간으로 변경을 하면서 달리기의 거리가 늘어나고 시간도 보통 2시간대로 늘어나면서 퇴근이 늦어지면 한밤중에라도 달려야 한다. 고요한 달밤에 눈이 발등을 덮더라도 달리기는 중단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1일 평균 19Km 1년이면 5,700여Km를 달리고, 나머지 시간은 등산으로 시간을 보낸다.

달리기를 쉬지 않고 매일 하다 보니 감기는 몸뚱이 근처에도 오지를 못하고,

돌을 집어넣어도 소화를 해댈 만큼 위기능이 좋아 소화제를 한 번도 먹지를 않아도 되고,

몇 날의 밤을 새워도 피곤을 모를 만큼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무엇이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최대의 수혜를 입어 혼자서도 등산을 가면 9-12시간씩 몇 개의 정상을 밟고 와야 간에 기별이 닿을 만큼 지구력과 체력은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이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다.

 

달리기를 하고 나서 식성이 좋아졌다.

달리기를 하지 않았을 때는 식성이 까다로워 밥상을 앞에 놓고 신경전이 대단하였는데

지금은 솥에서 나온 것이라면 무조건 다먹어치우는데

첫째 소식이고, 둘째 짠 음식은 절대 사절(곰탕이나 설렁탕 같은 음식에는 나온 그대로 소금안치고 먹음)

셋째 보신용의 약이나 음식을 섭취 안해도 건강은 양호(고혈압 등의 성인병도 없음)

 

달리기가 몸에 좋은 걸 알면 뭐하나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대부분 결심은 하는데 작심삼일이다.

작심삼일을 이기기 위해서는 반바지차림으로 시작을 하자.

다리에 와 닿는 상큼한 공기의 마찰이 너무 좋고

저녁에 뛰어라. TV를 잠시 안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으니 일석이조다

뛰기 전에는 간단한 몸 풀기를 해라. 너무 많이 몸을 풀고 나면 뛰기도 전에 의욕을 잃게 된다.

 

몸을 간단히 풀고 나면 천천히 발을 멀리 벌리지 말고 30 - 50Cm보폭을 유지하고 눈은 전방70도정도 주먹은 가볍게 팔은 안쪽으로 45도로 그리고 발은 너무 높지 않게 너무 끌리지 않게 가볍게 발뒤꿈치부터 착지를 하여 앞부리로 채도록 하며 처음부터 무조건 빨리 뛰려하면 금방 숨이 가빠지고 오래 달리기를 못 하게 된다 그래서 천천히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촉촉이 베어나올만할 때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며 컨디션을 조절해가며 달리기를 하다보면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처음부터 큰 것을 얻으려면 백전백패가 달리기다.

달리기는 "첫 숱갈에 배부르랴“ ”천릿길도 한걸음부터“가 정답이니

시작은 쉽지만 가는 길이 길고 험난하다.

10Km와 하프코스와 풀코스와 100Km울트라의 출발선에서의 마음자세가 다르고 운동화와 복장과 챙기는 준비물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낸다.

 

10Km를 달리려고 출발선에 설 때는 워킹화도 조깅화도 괜찮고, 달리는 마음도 가볍고 즐겁다.

 

그러나 하프나 풀코스는 출발선에 서면 가벼운 흥분과 함께 운동화도 전문 마라톤화로 무장을 해야 하고 런닝에 젖꼭지가 쓸리지 않도록 반창고도 붙여줘야 하고(런닝에 쓸려 상처가나서 고통이 말도 못하게 심함)샅에는 골드크림을 발라 쓸리지 않도록 해야 하고, 나의 건강을 수시로 첵크를 하며

오버페이스를 안하도록 자신을 잘 콘트럴 해야 한다.

오버페이스는 풀코스에서는 실패의 원인이기에 풀코스의 반환점까지는 호기심과 많은 경기자의 힘에 밀려 왔다면 반환점을 돌고부터는 나와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된다.

특히 27 - 35Km구간에서는 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막상 서고나면 주저앉고 싶은 유혹에 주저앉게 되고 주저앉고 난후면 눞고 싶은 유혹에 대부분의 낙오자들은 이곳에서 포기하게 된다.

이구간만 이겨내면 완주는 선물이다.

 

100Km울트라경기

대개 출발은 저녁8시가 아니면 밤12시에 출발을 하게 된다.

춘천5개댐의 경우

밤12시에 춘천공설운동장에서 출발을 하는데 밤 10시에 춘천공설운동장에 도착을 하여 접수를 하고는 삼겹살로 늦은 저녁을 푸짐히 먹고는 출발선으로 옮겨 작은 배낭에 영양제(6개) 초콜릿5개, 물2통, 랜턴(1개),비상등(1개),얇은 땀복1벌, 운동화예비(1족)비옷, 양말, 런닝, 팬티등을 배낭에 챙기고는 출발선에 서기전 스트레칭으로 몸을 가볍게 풀고는 정각 12시에 출발을 하면 운동장 사거리를 지나면서 우회전을 하면서부터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고 나면 의암댐까지는 내리막길 한밤중 의암댐에서 피어오는 물안개를 헤치며 서종면을 거쳐 춘천댐 언덕을 오르면 21Km 이곳에서 부터는 화천방향으로 밤길을 달리는데 자동차도 이 시간이 되면 간혹 지나는데 그 불빛의 고마움이란…….

 

32Km지점에서 희미한 랜턴 불빛에 38선 경계표시가 휙 지나간다.

광산골 삼거리에서 말머리고갯길로 접어든다. 5월인데도 밤 추위가 골이 깊어갈수록 살갗을 파고든다. 속에는 땀인데 말머리고개부근에 커다란 노루한마리가 차에 치여 죽어 넘어져있다.

안개는 자욱하고 깊은 산중에 인가도 없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이 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선도차도 없다 오로지 정해진 길을 내가 알아서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화천시내 노인 회관(52Km)을 도착하니(100Km의 중간지점)새벽5시10분

 

도우미의 뜨끈한 국밥 한 그릇에 추위와 허기를 달래고 물 보충과 주먹밥2개를 지원받고 새벽길을 달리는데 화천사거리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가 부지런한 청소아저씨를 만나 구만리댐가는 길을 확인받고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너무 추워 준비한 우비를 꺼내 입었다 아직도 내 앞에는 아무도 없다.

 

57Km구만리헌병초소에서 우회전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돌아서니 코가 땅에 닿을 만한 가파른 언덕길이 나를 기다린다. 이곳에서 걷거나 쉬면 안 된다. 죽어도 뛰어야한다. 걸으면 서고 싶고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누워버려 영원히 잠들게 될지도 모르기에 무조건 모든 것 다 내던지고 오로지 앞으로 발길을 내딛을 뿐이다. 자기 최면을 걸면서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언덕을 다 오르자 용화산 등산로가 우측으로 보인다. 좌측은 구만리댐.

용화산 자락 길은 아름답다.

그런데 너무 지루하고, 힘이든다. 왜? 내가 이고통을 사서 하는건지 내가 생각을 해도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자꾸만 물음표를 던져보지만 강렬한 오전의 했살만이 땀이 말라버린 살갗에는 소금밭이 하얗게 소금꽃을 피우고 무뎌지는 판단력과 속도는 점점 줄어들고 바닥나가는 체력을 오로지 “할 수있다”는 정신력으로 보충해가며 쉬지않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간척사거리(71Km)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느 할머니 왈 그 힘든걸 왜하슈? 나 좋아서요.

그리고는 도우미가 제공하는 물과 바나나로 허기를 해결하고는 다시 일어나 달린다.

어느새 태양은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구어 온몸을 불태우고, 배낭은 땀으로 무게가 천근만근

그리고 배후령 고개가 마지막 남은 숨결마저 끊어 놓을 량 턱 버티고 있으니 …….

 

작년에도 이곳에서 걷지 않고 뛰어 넘었으니 이번에도 그럴 자신이 있지 않겠나. 마음을 다잡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가볍게 뛰어놓지만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숨은 턱에 닿고 그래도6Km의 길고긴 배후령(좌측으로는 오봉산 등산로) 고갯마루에 닿고 휴게소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고 땀에 젖은 운동화와 양말 운동복을 모두 갈아입고는 언덕길을 내려달리는데 힘들다 그만 달리고 싶다는 유혹이 점점 나를 사로잡는다.

 

헌데 지나온 발자국이 너무 아깝지 않는가. 그리고 아직도 내가 1등인데.......

 

소양강댐(87km을 들어서 잠시 물 을사서 마시고 두통을 사서 넣고 이제 12Km면 출발했던 골인점이니 조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혹시나 뒤따라오는 선수가 나를 추월하지 않을까하는 초조함이 생기기 시작한다. 완주만 하려던 초심의 마음과 지금의 욕심은?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천천히 달리자 면서도 춘천 시내로 접어들면서 힘이 나기 시작한다.

없었던 힘이 어데서 생겼을까?

소양강 처녀뱃사공 동상 앞을 지나는데 왠지 눈시울이 울컥한다.

이곳에서부터 운동장까지는 4Km정도인데 너무 지루하다 공지천사거리를 접어든다.

기어이 내가 해냈구나. 대회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온다.

운동장에 들어선다.

 

안개 자욱한 깜깜한 밤에 랜턴불빛 하나를 의지하며 출발선에서 출발을 한지 11시간 만에 찬란한 5월의 태양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파란하늘이 반겨주는 11시에 골인을 하고나니 온몸이 나른하다.

런닝과 온몸과 배낭에는 땀이 마른 하얀 소금이 훈장처럼 햇살에 반짝인다.

 

지금도 일주일에 3일은 저녁에 10Km 기본으로 달리고, 2일은 15Km, 1일은 20Km, 1일은 30Km를 를 달리고 있다.

 

왜? 달리느냐고 자주 묻는다.

나의 고정적인 답은 “길이 있고, 달리고 싶은 의욕이 있고, 건강하니까”라고 답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인데 활용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