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호수 둘레길에서 만난 가을
일 시 / 2018년 10월 23일
가을 단풍을 이불삼고
하얀 구절초꽃을 벼개삼아 누워 꿈을 꾸고 있는 횡성호수
심술보 가을비가 호수의 잠을 깨우면 흐트러지는 잔영너머로
어답산이 흔들리고 병무산이 고개짓을한다.
사색하기 좋은 계절!
혼자라면 더욱 좋은 장소에
새하얀 구절초가 파란 물결을 보고 일제히 한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구절초가 꽃잎을 반짝이면 가을이 익어가고
구절초가 시름시름 아파하면 가을이 가는데
구절초가 애처러워 친구삼아 걷습니다.
산새들도 서럽게 울면서 따르다
갈길이 달라 제갈길로 갈라섭니다.
고운단풍에 빗방울이 걸터 앉아 그네를 탑니다.
맑고 고운 호수는 부러운 눈길로 지그시 바라보면
난 샌티멘탈!
짧은 둘레길(4.5Km)에 허기가져
한바퀴를 더도는데 자꾸만 더돌고 싶어진다.
애잔한 호수와 호수를 불태울만큼 붉은 단풍과
새하얀 순백색의 구절초와 마지막 생명을 다하는 집착의 작은 야생화들
그들속에 내가 깊숙히
내속에 그들이 깊숙하게 자리매김을 해서
쉽사리 이곳을 빠져 나가기가 어려울것 같지만
그들과 작별을 고하고 갑천면에 위치한 갑천 식당에서
두부전골과 밑반찬의 입맛에 밥한그릇이 언제 어데로 사라졌는지.....
가을비를 맞아가며 풍수원 성당
우수수 쏟아지는 낙옆을 우산삼아
가을이 깊숙히 자리한 횡성호수길!
시간이 나면 또다시 달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