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빗소리, 물소리가 마산봉 새이령길에
일 시 / 2019년 10월 12일
코 스 / 흘리삼거리 - 흘리이장집앞 삼거리 - 임도 - 마산봉삼거리
- 마산봉 - 병풍바위 - 암봉 - 대간령 - 마장터 - 성황당 - 박달쉼터(14Km)
진부령 알프스리조트를 지나 흘리삼거리에 내리니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거세진다.
몸무게가 가벼운 서너명은 바람에 날리지나 않을까 염려를 하며
시멘트길의 흘리 삼거리를 출발!
얼음녹고 풀잎돋고 꽃피던 봄에 이곳을 오를때에는
더덕이 한창 새순을 하늘까지 오르려는듯 그 새순의 맛이 지금도 입안에
구수함을 그리워하는데
벌써 수확을 한자리엔 상품가치가 떨어진 못난이들이
천덕구리처럼 흙바닥에 나딩구는 처절한 모습에
사람도 잘나고 보아야지.....
오늘도 맨 후미에 선다
앞에서 끌때는 좁고 얕은것만 보이던 눈과 마음이
뒤를 서고나니 깊고 넓고 두터운 자연을 바라보게 되는 진리를 터득
그리고 마음껏 즐기며 여유가 가득함에 풍요로움이
몸과 마음에 가득
비가 내린다.
바람이 분다.
나무들이 요동을 친다.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은 요동조차 거부하며 요염한 자태를 뽑내고 서있다.
마산봉삼거리 무슨건물을 지으려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임도도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
중간중간 흙길에 시멘트로 포장을했다.
그냥 흙길이면 좋았을텐데 왜? 시멘트로 자연을 덮을까?
마산봉 입구 봄에는 처녀치마가 활짝 웃으며 맞아주었는데
오늘은 잎새도 보이지를 않는다.
어데 총각네 마실이라도 나갔는지
마산봉정상에서니
사방이 먹구름이요
향로봉도 금강산도 설악산도 가까운 신선봉도 구름이
이불속에 깔고 누워 잠을 자고 있는듯
그많던 꽃들은 어데를 갔을까?
야생화 천국이였던 그길엔 낙엽만 무성하고
그푸르고 울창했던 숲은 속을 텅비우고 추위와 눈으로 채울 준비를 하면
산속은 너무도 속상할텐데도 묵묵히 받아들이니 산은 누구도 닮아갈수가 없는 커다란 암봉과 같구나
암봉에 서니 동해의 아야진 해변에 하얀포말이 일렁인다.
바람이 거세기는 거센가 보구나.
거대한 너덜지대를 조심조심 내려선다.
그리고 너럭바위 위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는다.
대간령 사거리에 내려서니 설악산 신선봉쪽으로 오르는 길은 막아놨다.
우측으로 마장터로 향한다.
걷기 좋은길!
바람소리에
물소리에
나무들의 부딛히는 소리에
가끔씩 들리는 새들의 울음소리에
샘의 창소리와 노랫소리는
계곡을 살아 움직이게 하고 발걸음은 신바람을 낸다.
물길을 건넌다.
청명한 물길은 서럽도록 소리를 내고
아슬아슬 빠질듯 빠지지 않는 몇개의 물길을 지나면
마장터도 지나고
성황당도 지나고
기가막히고 물맛좋은 약수도 지나면
예전에 앵초들이 반겨주던 개울을 건너면
하늘은 시커먼 구름을 비집고
태양이 햇살을 슬며시 대지에 쏟아 부으면
어느새 박달쉼터에 발길이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