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으로 오고 바람으로 오고 끝내는 꽃으로 오는 봄!
일 시 / 2020년 2월 1일
코 스 / 대매물도 당금마을 선착장 - 전망대 - 몽돌해변 - 쉼터 - 장군봉
- 꼬들개전망대 - 후박나무상당목 - 대항마을 - 당금마을 선착장(9Km)
2월의 초하루 봄꽃이라도 만날까 해서 잠자고 있는 봄을 일깨우려 대매물도를 찾았다.
거제도 저구항에서 11시에 구경3호배에 승선 하기전 20여분의 여유시간을
소나무와 수국이 천지인 명사해수욕장을 걷는다.
맑고고운 명사해수욕장의 모래를 핣고 달려오는 바닷내음에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고 파란하늘에 고개를 치켜든 망산이 내려다보며
반갑게 눈인사를 해댄다.
시간이 좀 있다면 망산을 한달음에 다녀 올텐데......
배에 승선을 하니 충무김밥이 생각이난다.
헌데 터미널 2층식당이 문을 열지를 않았단다.
여객선 2층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배가 지나간 자리에 하얀 포말을 따라
곡예를 하며 따라붓는 갈메기들의 새우깡 하나에 열심히 모델이 되어주는 덕에
가라산의 위용은 잠시 뒷전!
갈메기들의 곡예때문에 40분이 이렇게 빠를수가 있을까?
조용한 바다 장사도의 정상 건물이 학교?
그리고 어유도 부근의 낚시배주변으로 하얗게 덤벼드는 갈매기떼들을 바라보는 사이
뿌 웅 뿌웅 뱃고동소리가 대매물도로 접어든다.
햇볕으로 오고 바람으로 오고 끝내는 꽃으로 오는 봄!
당금항을 떠나 가파른 골목길을 지나면서 손등만한 조그마한
돌담장을 울타리삼아 그안에선 방풍나물들이 그들만의 봄놀이를 하고
한참 먹기 좋게 올라온 마늘대가 봄의 미각까지 꿀꺽 침을 삼키게 하면
전망대 동백나무 숲속엔 검은 염소가족들이 오수를 즐기는데
불청객의 방문에 약삭빠른 어미들은 줄행낭을 치고
어리숙한 어린아들은 쿨쿨!
서그럭 서그럭 몽돌의 얼굴을 닥아주는 물결들의 수고를
동그란 몽돌들은 음악으로 보답을 하고 해안선 바위에는 철썩 철썩 뺨이 아파 그런지
비명소리가 능선을 타고 기어오른다.
햇볕이 내어주는 길을 따라
갈대숲길을 지나면
몇백년은 이땅을 지켜왔을 동백나무들이 빨간 볼에 노란 립스틱을 바르고
해맑은 미소로 만남을 기뻐한다.
생명을 다한 동백꽃은 낙화로 선혈이 낭자하게 숲길을 물들이면
그선혈이 내몸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침투해온다.
그러한 동백숲을 지나면 소나무숲길로 안내되고
싱그럽게 품어져 나오는 소나무 온기에 내몸은 한거풀 한거풀씩
무방비 상태가되어 그들과 친구가 되고 동무가 되어 우린 하나가 되어간다.
이렇게 하다보니 어느결에 장군봉 정상에 선다.
가까이는 소매물도가 그너머로는 비진도와 용초도가 가까이
푸르른 바다위에 고무 풍선모양 떠있고
말모양의 조형물에 올라 기수도 되어보고
하산길로 접어드니 아쉽기만 하다.
내가 방문을 한다고 해서 그런가
동백기름으로 동백나무들의 잎을 전부 닥아 놨는지
좌르르 반짝반짝 동백꽃을 따서 꽁무니를 빨아보니 꿀이 입안을 달디달게 만들어
이곳에 그냥 눌러 있고 싶게한다.
거제산딸기꽃도 보았고 하얀 민들레꽃도 보았고
다만 꽃대를 보지못한 춘란의 무성한 잎을 바라만보고 뒤돌아서는 섭섭함
그러나 거대한 후박나무를 봤으니 위로는 되고도 남음
예전에 대매물도를 바다낚시에 미처 돌아다닐때에는 한달에 2-3회씩 다녔었는데
지금은 그때만 어획량이 좋지가 않은가 보다.
훈풍에 봄은 일어나고
햇살은 봄에 살을 붙여
푸른 바다에 태워
몇십km씩 밀려 보내고 있음을 눈으로 보고
몸을 때웠으니
잠시만 기다리면 이곳까지 도착 할 날이 멀지 않았고
샘의 노랫소리에 화들짝 깨어난 대매물도의 봄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