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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를 맞으며 석문봉을 오르다

hanmb 2020. 9. 12. 19:01

가을비 맞으며 석문봉을 오르다

일 시 / 2020912

코 스 / 가야산 사자바위 거북바위 소원바위

- 석문봉 임도삼거리 - 일락산 개심사 주차장(12Km)

 

강릉바우길 3코스를 걸으려던 계획이 출발직전 비로인하여

급작스럽게 해미의 가야산으로 변경이되어 고속도로를 들어서면서부터

고속도로는 주차장이되어 꼼짝달싹 차장을 두둘기는

빗줄기의 청승스러운 모습에 마음을 다독거리니 어느새 해미 대치리

예전에는 이곳에서부터 걸었는데 오늘은 간간이 뿌려대는 빗줄기로

차로 편하게 가야산 정상 부근까지 왔으니 이게 왠 떡

 

바람이 불고 비까지 뿌려대니 우비가제격

파랑, 빨강, 노랑우비가 나비처럼 안개가 자욱한 산을 오른다.

그리고는 원효봉중계소 앞에서서 사방을 보면

안개 이외의 것들은 모두가 숨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것 같이

적막감이 감돌면 뒤돌아 석문봉을 향하기 위해

가파른 돌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니 소나무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저 아래 인간들이 사는 세상엔

코로나로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의심하고

나만 아니면 괞찮겠지 이기심으로 살아들갈테지만

빗방울이 꽃술에서 곡예를 하고

나무들은 관중이 되어 응원하고

가을을 여는 여치들은 노래로 화답하면

비구름은 쏜살같이 이산에서 저산으로 케이블카를 타듯 묘기행진을 하면

소나무향기에 가슴은 화알짝 산이라도 마셔댈 듯 심호흠을 하니

코앞에 사자바위가 어르릉 하고

스적스적 바위길을 헤쳐나가면 거북바위가 순둥이처럼 얼굴을 내밀고

능선길 좌우엔 전망이 아름다운 길인데 오늘은 비에게 양보를 하고

땅만 바라보고 걷자니 소원바위에 작은 소원들이 덕지 덕지 올라타고

앉아 인간들의 허무맹랑한 욕망을 바라보니 허망함이 바위속을 들어내지만

나도 코로나좀 소멸해 달라고 작은 돌을 하나 올려 놓고 내려서니

석문봉에서 고양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아주며 배가고프니

노궐적으로 먹을 것을 내놓으란다.

커다란 빵 하나를 순순히 내놓으니 만족한 듯 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석문봉을 내려서니 등산로가 너무 아름답다.

임도 삼거리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고 아라메길에서

일락산으로 직행 가야산에서 석문봉과 일락산 코스에는

며느리밥풀 꽃들이 무척많은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을 법한데

마음을 열고,

마음을 닦고,

개심사로 들어선다.

푸른 벚꽃이 만개했던 자리엔 빗줄기가 연못을 두두리고

비가내리는 가운데 바위와 가파른 등산로를 무사히 하산을하니

이렇게 고맙고 감사할줄이야

그리고 해미 남문시장의 박속낚지탕의 시원함과 푸짐함에

몸도 마음도 입맛도 잡힌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