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을인가? 황매산아!
일 시 / 2020년 10월 10일
코 스 / 황매산캠핑장 – 황매산정상 – 황매산성 – 베틀봉
– 모산재 – 순결바위 – 영암사지주차장 – 모산제식당(11Km)
코로나야!
너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좋은 님들이
황매산의 무르익은 가을 갈대와 마지막 생명의 불을 태우는
야생화들의 몸부림과 파란하늘에 두둥실
한가롭게 땅위에 것들을 내려다 보며 미소짓는 흰구름과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힘자랑과
그 바위들의 힘을 조금씩 조금씩 얻어먹으며 생존하는 소나무들의
생존 철학과 코로나야 덤벼볼래?
하며 만용을 부리는 산을 오르는 군상들이 한데 어우러진
황매산은 가을속으로 모두를 빠져들게하는 블렉홀!
멀찌기 흰구름을 면사포처럼 뒤집어쓰고 수줍은듯 서있는 지리산과 그자락들
가야산의 자락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주변들은 다락논들의
이삭들이 한겨울을 든든히 배를 채워줄 먹거리들이 노랗게 익어가고
하늘 하늘 갈대들은 키작은 나의 얼굴을 애무를 하면
거대한 황매산이 하얀 물결로 요동을 친다.
자주쓴풀이 베시시 수줍은 듯 햇살에 얼굴을 내밀고
개쓴풀도 나여기 있소 시샘을 하면 투구꽃이 불쑥 나타나며 헛기침을 하고
요사스런 용담도 음흉스런 눈짓으로 눈웃음을 칠 때쯤
물매화가 조용히 순결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그화사한 모습에 모두가 잠잠해지는 황매산의 질서!
그러나 자기 차례도 모르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나타나니
모두가 어리둥절하는 자연의 세계
감암산으로 하산을 하려던 계획이 물매화를 만나고
흰구름의 유혹에 빠져 모산재로 어느새 발길은 내려서고
모산재에서 바라보는 칠성바위 자락과 그끄트머리에
대기저수지의 푸르름이 진해 녹조처럼 보이고
남근석과 유두바위가 마주보고 서있는 곳에 흰구름이
슬쩍 끼어들어 훼방을 놓고
순결바위를 지나고 가파른 하산길의 끝자락엔 수고했다고
소나무숲이 감싸 안아주고
산속의 포차에서 시원한 삼백초식혜 한사발에
오늘의 일정도 막바지
아∼
이 가을에∼
우린 황매산엘 올랐고∼
황매산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들을 내주었고
우린 가슴이 작아서
마음이 비좁아서
그리고 배낭이 작아서
담을곳이 없어서 못다 담아왔네
그러나 받기만 해서 되나
이제 부턴 산에게도 주고와야지
쓰레기가 아니라
사랑을 주고 와야지
자비를 주고 와야지
겸손을 주고 와야지
너그러움을 주고와야지
꿈을 심어놓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