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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에서

hanmb 2021. 2. 27. 21:37

팔봉산에서

일  시 / 2021년 2월 27일

코  스 / 어송감리교회 - 꼼방울가든 - 서태사 - 8봉 - 7봉 - 6봉

- 5봉 - 4봉 - 3봉 - 2봉 - 1봉 - 운암사지 - 팔봉산솔바람가든(12Km)

 

강풍으로 추자도는 다음으로 미루고 보고싶었던 반가운 얼굴들만이라도

보고싶음에 전전주에 올랐던 팔봉산을 즐거운 마음을 앞세워 집을 나선다.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하니 날씨마져 오랜만에 화창하고

서태사를 오르는 소나무숲으로는 살근살근 보이지 않는 바람이

묵직한 곁옷을 하나씩 벗겨내면 코속으로는 솔향기가 살며시

파고들며 가슴속을 애무하면 몸과 마음은 화들짝 봄기운을 쓸어담는다.

 

가파른 절벽위 조그마한 터를 깔고앉은 서태사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광은

백화산과 그 아래로 안면도가 푸르른 하늘 아래에서 너울거리고

한굽이 돌아 올라서면 교만한 마음이라도 배낭에 짊어지고 왔는가

째려 내려다 보고있는 8봉의 험한 바위에 주눅이라도 들었는지

입으로는 조심해! 조심해! 발길을 조심해!

 

혹시라도 봄의 전령사인 그 흔한 야생화라도 볼수있을까

눈을 부라려 보지만 깊숙히 눌러 쓰고있는 낙옆만 쿨쿨 잠을 청하고

숲속은 봄을 이고 오느라 분주하기만 한데 발걸음은 한껏 여유를 부려가며

간식먹자 쉬고 커피마시자 주저앉으면 나무들은 오랜만입니다

가지마다 인사를 한다.

 

8봉을 지나니 금방 7봉이 인사를 하고 6봉이 슬그머니 닥아오며

옆구리를 툭치며 아주작은 조약돌 같은 정상석을 주머니에 넣고 내려와

샘에게 주고 싶지만 네가 있을곳은 여기를 떠나면 않되니 자리를 잘지키고 있어라

 

5봉 4봉도 어느결에 지나 팔봉산의 주봉이며 웅장한 바위군과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대단한 3봉에 올라서니 아름다운 가로림만의 풍광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 하고

대산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얗게 뿜어대는 굴뚝의 연기는 용트림을 하는듯

또한 2봉과 1봉을 한눈에 내려다보면 노적봉과 같긴한데

직접 눈으로 보아야 하기에 내려서다보니 우럭바위가 금방이라도 입에서

물이라도 뱉아낼듯 입을 벌리고 서있고 1봉에서의 곡예는 바위속을 숨박꼭질을 해야하고

양길리로 곧장 하산을 하면 될것을 2%가 부족하다하여 운암사지로 향하니

서걱대는 대나무숲에서 불어대는 바람소리에 마음은 다시한번 겸손해지자고

다짐을 하며 또다시 2봉을 넘어 양길리로 향하는데 계곡길이 너무 환상적이다.

 

마음껏 들여마시자

이좋은 공기와 자연을 ......

 

우린 안으로 넉넉해지기 위해

우린 내일이 아니라

지금 이자리를 박차고 훌쩍 자신을 찾아 떠납니다.

참다운 행복은 쾌락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대 자연속에서 나를 반추해보며

불필요한것을 비우는 연습에서 아주 작고 작은 야생화의 웃음소리와

그웃음에서 베어나오는 향기에서 만족감을 찾을때

맑고 맑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숨소리인 공기에게도 감사를 하게 됨에

오늘 나는 오랜만에 만난 소중한 인연에 행복과 즐거움이 충만합니다

 

높지도, 깊지도, 넓지도 않으면서

골도 물도 메마르며 낙락장송들의 그늘속에서

한가롭게 누워있는 얕으막한 동내 뒷산 같은 팔봉산을

직접 몸으로 닥아서니 왠걸 설악의 공룡능선이 형님하고 손을 내밀겠고

짧지만 종주 코스도 지리종주의 느낌을 받을만큼 수려한 팔봉산에서

동굴같은 미로의 바위틈을 55사이즈는 옴짝달싹 못하게 바위 틈이 옥죄고

코끼리바위의 형상에 애가 여긴왜? 와서 서있지?

헌데 그보다 더한것은 우럭바위의 형상

너는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데 여기가 어데라고 입을 벌름거리고 있는고

그것도 모자라 호랑이굴까지 있다니 남들은 수목원에서 아름다운 꽃들과 희희락락을 하고 있을텐데

우린 산중 동물원엘 와있다니 한차를 타고도 이렇게 극과극에서 놀고 있다니

꿈을 꾸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