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인생이라는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한발 한발 닥아 서면 갈수록 끝 없이 이어지고
아지랑이에 실려 가듯 엄동설한은 지나가고
얼음이 사라진 자리엔 작은 야생화가 고개를 숙이고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봄바람에 실려 가듯 또 한 계절이 흘러가고
흰눈을 뒤집어 쓰고 있던 자리에 연분홍 진달래가 피었네
가는 세월엔
순간마다 이유가 있을테고
가는 세월아 가려면 차라리 무지개 처럼 아름답게
다가올 시간들은 지나온 시간보다 더 아름답게
눈녹은 언저리엔 고개숙인 할미꽃이 피었고
인생이란 수평선 넘어로 이어지는 신기루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산에 오르면 장엄한 산맥처럼 허리를 둘러 메이고
형형색색 변화되는 연륜 같은 것들로
그리움에 그리움을 더하여
사랑이라는 이름을 곱하여
서로를 서로에게 확인에 확인을 더하며
낙옆속에 깔아놓은 추억을 들추며
흰구름에 실려 가듯 또 다른 계절이 흘러가고
낙옆이 쌓였던 자리에 새싹이 돋아나고
황량한 산하에 푸르름이 올 것 들이
모든 순간들이 이유가 있듯이
세월아 가려므나 영롱한 무지개 처럼 아름답게
다가오는시간들아 지나온 시간들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