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내리는 경주금오산에서
일 시 / 2021년 4월 3일
코 스 / 삼릉주차장 - 삼릉 - 석불좌상 - 석가여래상 - 상성암 - 바둑바위 - 암봉
- 금오산(남산) - 금오정 - 포석정 - 오릉 - 황남동고분군 - 내물왕릉 - 대릉원(16Km)
오랜만에 벚꽃바람이 불어와 생각지도 않았던 경주로 콧바람을 쏘이려고
봄비치고는 많이도 내린다는 일기예보도 콧방귀로 여기고
이른 새벽에 집을나선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의 환한 모습에 마음은 푸근해지고
오늘 하루의 여정도 무척이나 재미있고 즐겁고 만사가 형통할것 같고,
경주에 도착을하니 두줄로 선 가로수의 벚꽃들이 반갑게 우리 귀한 일행들을 맞아준다.
많은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거대한 소나무숲!
그속에 세개의 왕릉이 역사속의 인물로만 잠을 자고
까마귀만 까악까악 솔바람을 타고 계곡속으로 자맥질을 하면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 걸음마다 옛날 이야기 꺼리로 화재가 되고
헐떡이며 바위를 오르고 나면 바위에 색여진 흐릿한 여래상이 역사를 말해주고
바위가 석불이되니 커다란 바위만 만나면 너는 무슨 사연을 간직한체
그자리에 서있는고 궁금해지니
발길은 자꾸만 무뎌지기만 하구나
상선암의 외로움을 벗하려는지 한그루 벚나무와 또하나의 복숭아 나무가
아래위 곤두서서 하얀색과 연분홍으로 채색 단장을 하고 있는데
아주 작은 손바닥만한 샘터엔 얌불소리를 들으며 도룡룡알이 똬리를 틀고 앉아 부화만을 기다리니
너무도 환상적인 환경이 아닌지
바둑판바위 부근에 돌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아름다움을 뽐내는데
이제껏 하늘은 대체로 해와 구름이 숨박꼭질을 하며
의좋게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위가 구름이 해를 집어삼키고
금오산 정상에 올라서니 그여히 빗방울이 환영 인사를 해대는데 반갑지가 않다.
우비의 색갈들이 사람바다 다르니
숲속길에 이렇게 잘 어울릴수가
올라올때는 사납던 등로가 하산길에는 이렇게 좋을수가
남산엘 왔는데 남산 제비꽃을 하나도 못보아서 투덜거렸는데
길가에 다양한 제비꽃들이 빗속에서도 인사하기가 바쁘고
덤으로 빗속에 연분홍 복숭아 밭속에서 호호하하
그 봉숭아 참 맛있겠구나
포석정에 들러 여인들이 따라주는 술잔을 받아 권주가라도
부르며 거나하게 취해보고 싶은 환경이 아닌것 같은데
예전의 왕들은 참으로 괴로웠겠구나
포석정을 나와 대릉원으로 걷는다.
부성식당에 들러 보리밥 정식을 먹었는데
이렇게 맛이 있을수가 여지껏 먹어본 중에 최고 맛이다(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이구동성)
배도 든든하겠다 비내리는 인도길을 걷는데
벚꽃이 비에 얻어맞아 후두둑 후두둑 길거리에 훗날리고
그 길을 터벅터벅 걷다보니 오릉도 지나고
몇시간째 맞은 비!
등산화속까지 넘보는 빗물!
그래도 왜? 이렇게 즐거울까?
차속에서 우릴보고 무슨 빗속에 청승을 떨고 있을까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