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발가벗은 처녀치마의 천마산

hanmb 2018. 4. 14. 17:05

발가벗은 처녀치마의 천마산

일  시  /  2018년 4월 14일

코  스  /  수진사입구 - 천마의집 - 돌핀샘 - 멸도봉 - 천마산 - 돌핀샘 - 팔현리 - 대원가든(11Km/4시간)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른 새벽에 정거장으로 나간다.

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들의 얼굴을 휘날리는 빗방울속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모습들이 영롱하게 반짝인다.

버스에 오르니 텅비었다

산에나가서 찾아봐야 할것 같다.


그렇게 막히던 길들이 뻥 뚫렸다.

5일전에 나홀로 걷던 수진사입구에 내려 우비먼저 챙긴다.

붉은색,파란색, 하랸색 등산복 만큼이 알록달록

우중산행의 묘미는 이제 부터다.


계곡길에 들어서자

현호색무리가 빗방울에 세수를 하고

노랑 산괴불주머니 무리가 화사한 자태를 들어내면

나혼자만의 앉은부채꽃 안식처로 향하는데

어쩜 이리도 그렇게도 싱싱하게 5일전에 나와 인사를 나누었는데

잎사귀하나 보이지를 않다니 민망하기가......

40여분을 올라왔는데 간식을 하잔다 그것도 9시에

비가내려 야외에서는 불편하여 천마의 집으로 향한다.

조용하던 집안이 왁자지껄

아무리 회유를해봐도

정상으로 향하는 발길이 없다.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하산길을 택하여 빗속 숲길로 사라지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며

나의 발걸음도 노랑 앉은 부채꽃밭으로 향한다

헌데 이곳에도 부채꽃 잎사귀 자체가 흔적을 감추고 텅빈 철망만 빗방울을 달랑달랑 달고 있다.


다시 노랑 미치광이 골짜구니를 향하는데 가팔라 포기하고

천마산 천상의 화원으로 향한다.

여기도 노루귀는 빗방울에 귀싸대기를 맞고는 흙에 기절한채 누워있고

산자고도 빗방울에 날개를 접고는 오돌오돌

얼레지는 치마폭을 꼬옥 감싼체 비커녕 바람도 못들어가게 감싸안고 서있고,

아주 작은 너도바람꽃은 빗줄기에 이리얻어 터지고 저리터져도 고개를 회회 저으며

애처롭게 흐느끼느 모습에 가슴이 울컥!


잎을 깔고 서있는 처녀치마는 수없이 보았는데

잎사귀도 없이 발가벗은체 비를 피해 베시시 서있는 처녀치마를 보기는 처음

돌핀샘에서 또다시 일부분을 떨쳐내고 정상을 향한다

안개비가 자욱한 천마산 정상에 올라 아무리 눈을 치뜨고 바라봐야 발등이 전부

정상에 서있는 진달래는 아직도 한 겨울인양 꽃을 피울 생각조차 못하고 깊은 잠속에 빠졌다.


돌핀샘에서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길 잘했다.

이곳엔 현호색들의 천국이다.

색갈도 다양하고, 능갱이냉이꽃을 보았다.

이렇게 작고 하얀놈이 어찌 내눈에 띄었는지 경외롭다.

노루귀와 얼레지밭 이렇게 농사를 지어도 나같은 무지한자에게는

못지을텐데 이렇게 누가 키우지를 않아도 이산속을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꽃들!

우중 산행이면 어떻고 혼자면 어떻고 이렇게 맑고 적막한 이곳에 내가 있는데

야생화의 천국을 서서히 벗어난다.

계곡이 부산을 떤다,

비가 왔다고 바위를 두둘기는 계곡물이 많아져 졸졸소리 점점 커져간다.

백운가든에서 12시에 점심으로 옻닭을 먹다니.....

고맙소 함께하신 산우님들!











5일전에 만났던 앉은 부채







 







 






 






 






 






 







 

 







 






 






 






 






 







 








 

 








 


 

 





 






 






 






 






 






 






 






 






 






 






 






 






 






 






 






 






 






 






 






 






 






 







 


 






 






 







 






 






 






 






 


 


 






 






 






 






 






 


 

 






 






 






 






 






 






 






 






 






 






 






 

'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초의 비바람에 쫓겨 넘어온 약수봉  (0) 2018.05.08
마산봉에서 바라본 금강산  (0) 2018.05.05
월미도  (0) 2018.04.11
고령산과 앵무봉  (0) 2018.04.09
여의도와 동작동국립묘지의 벚꽃  (0) 2018.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