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영흥도 양로봉길

hanmb 2020. 2. 27. 15:36

영흥도 양로봉길에서

일  시  /  2020년 2월 27일

코  스  /  영흥화력발전소직원아파트 - 삼거리 - 양로봉 - 전망대

- 양로봉 - 양로봉 들머리 - 통일사 - 국사봉 -통일사(10Km)


3일전 비에 흠벅 젖은 노루귀와 복수초의 애처러운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도저히 따스한 햇살이 내려쪼이는 방안에 앉아 있을수가 없던차에

귀가 번쩍 뜨이게하고 엉덩이를 벌떡 일으켜 세울만한 콜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그리고는 영흥도로 내달리는 차창넘어로 아스라히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하얀 굴뚝 연기가 흰구름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에

시화방조제휴계소의 한적함에 서해바다마저 잠자는듯 고요함!

구봉도를 들를까 하다가 내처 영흥도로 그리고는 발전소아파트에서

소나무숲길로 들어서면 얕으막한 나이백이 소나무들이

솔잎을 잔득 깔아놓고 사쁜이 즈려 밟고 가란다.


이렇게 고즈녁한 길위에 서면

아무생각이 없어진다.

산속에 취하고, 소나무들의 다른 모습에 취하고,

봄을 머리에 이고 달려오는 산새들의 분주함에 취하고,

파란 하늘에 하얀뭉게구름이 솔가지에 걸린 모습에 취하고,

잔잔한 바다위에 점점이 한가하게 떠있는 섬들에 취하다 보니

몇걸음 걷지도 않은 것 같은 양로종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올라서니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배가 부른지 돌기를 멈추고 한가롭게 바다에 고갯짓을 하면

건너엔 자월도와 적적도와 그멀리 왕산의 전망대까지 볼수가 있는 청명한 날씨에 감사!


나보다 작은 사람이 만들었나

정상을 내려서면 아주 작은 철문을 지나고

시작되는 가파른 나무계단은 앙증스럽게도 겨우 등산화 하나씩만

걸을수 있도록 설치를 하였다.

임도에 내려서면 길건너 등산로는 향로봉으로 해서 장경리해수욕장으로

그리고 이어지는 국사봉!

통일사에 도착을 하니 엊그제 비를 흠뻑 맞아 애처롭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노루귀가 화알짝 반색을 하며 인사를 하고

국사봉에서 만난 복수초도 예쁘고 화사한 모습으로 반갑게 눈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