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를 잔득 먹음은 명지산
일 시 / 2020년 5월 16일
코 스 / 익근리 주차장 – 승천사 – 명지폭포 – 삼거리 – 1079봉
– 사향봉갈림길 – 명지산 – 2봉갈림길 – 명지폭포 – 주차장(15Km)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어제도 그제도 등산화가 달든가 내몸둥이가 달든가 걷고 또걷고
오늘은 가평 명지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주차장을 지나 계곡길을 들어서니
귓가를 울리는 웅장한 물소리가 녹음이 짙어지는 계곡을 타고 넘어
물기를 잔득 먹음은 물안개가 화선지를 메우는 수채화같은 등산로를
우리가 주절주절대니 새들의 노랫소리도 계곡의 물소리를 제압하려는 듯
확성기처럼 들려오면
어느새 승천사도 지나고 명지폭포로 내려서는 나무계단은 다리가 짧은 사람들에게는 곤욕을
치러야 할만큼 어정쩡 그래도 폭포에 내려서니 이런 호사가 어데 있나 싶게 우렁찬 물줄기가
푸른 소로 곤두박질을 치면 안개마저 자지러질 듯이 사라지고 갈길 먼 내게는 발목잡는
폭포의 아양에도 뒷사레를 치며 뒤돌아 갈길을 다자니 은대난까지 나여기 있소
날좀보고가소 숲속이 깊어 질수록 금낭화의 요염한 자태와 숫자가 그많은 돌보다 많게 보인다.
삼거리부터는 오르는 길이 사나워진다.
가파르고 바위와 돌과 급경사의 오르기 어렵게 만든 나무계단!
그러나 힘들게 오르고 나니 능선위엔 때를 잊은 얼레지와 단풍취의 향이 뱃속이 허할때쯤
1079봉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오롯하게 내발등만 보이고 안개는 물기를 잔득 머금어
무게마저 묵직하게 몸을 조여 오느것 같구나
명지산 정상엘 올라서니 비좁은 정상석 주변엔
인증샷을 찍으려는 등산객으로 만원을 이루는데
우리가 올라온 곳으로는 우리뿐이 였었는데
이많은 사람들은 땅에서 솟았나 하늘에서 떨어졌나
명지2봉이냐 사향봉이냐를 망설이다가 2봉으로 향했는데
어쭈구리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직진을 해야 하는데
가파른 좌로 향했더니 명지폭포쪽으로 그험한 바위길을
남사당 줄타기하듯 내려서 계곡에서 알탕대신 물속에 발을 들여미니
뼈속까지 아려오는 이맛을 여름에 맛보았음 좋았을걸
다내려와 야생화공원엘 들르니 아침에 헤어졌던
두분들과 반갑게 조우를 하고는 안성집에서의
김치 닭볶음 말먹었어요 계양산님!
너의 앞에서 인생을 삶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 하겠는가
얼마를 누구를 위하여 그 바위틈에서 살아왔고 또 살아가려는 것인가
묻고 또물어도 너도 나처럼 살다보면 그의미를 어렴푸시 알지 않겠어?
그런데 우린 너와 달리 살아 갈날이 살아온날 보다 짧은데
그의미를 알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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