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병산 깊숙이 숨어버린 가을을 찾아서
일 시 / 2020년 10월17일
코 스 / 삽당령 – 헬기장 – 두리봉 – 삼거리 – 석병산일월문
– 삼거리 – 백두대간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13Km)
그립던 얼굴들을 오늘은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오대산에서 보려나 하는 기대가코로나로 인하여 오늘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단촐한 식구들만의 조촐한 산행의 행선지도 국립공원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한다하여 석병산으로 급변경하여 꽉막혀버린 양평고속도로에 들어선
차는 세월아 네월아로 지만
그래도 석병산이 줄 선물을 꼼꼼히 계산하느라 지루한줄도 모르게 시간은
그래도 4시간만에 파란하늘에 하얀구름이 반갑게 맞아주는
백두대간삽당령 비석앞에 내려놓는다.
벌써 이곳을 몇 번째인가
강릉울트라바우길때 걸었고
백두대간때 걸었고
백두대간수목원갈때도 걸었고
그래서 그런지 나무들도 흙길도 단풍도 눈에 설지가 않고
정이가는 이길에서 깊숙이 숨어버린 가을을 찾아나선다.
그야말로 산속은 꽃으로 풀로 무성했던 숲을 이뤄 풍성하기만 했었는데
그푸르름과 그풍성함의 생명들은 다 어데로 떠나버리고
앙상한 가지에는 마지막잎새가 애처롭게 팔랑이니
보는 내 마음은 싸하게 아픔이 저려온다.
그나마 울긋 불긋 마지막 잎새를 불태우려는 듯
햇살에 잎을 굽는 단풍잎의 정열에 다소위안이 되지만
한굽이 돌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굽이길에 쌓여 등산화에
낙옆밟혀 지르는 비명소리에 가을 사내의 마음은 또한차례 아파온다.
헬기장엘 올라서니 잔득 살이 오른 자주쓴풀꽃들이 응원가를 불러주며
환영인사에 기분은 업
하얀 투구꽃들까지 나팔을 불어대니 이런 환대를 받아도 되나?
평퍼짐한 두리봉정상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하고는
석병산으로 향하는데 멧되지 떼들이 숲속에서 내앞을 세놈이 가로지르고
카메라를 꺼낼사이도 없이 후다닥 한놈은 빽!
너희들 네엄마한테 오늘 혼나는 줄 알아라
대낮에 밖에 나가지 말라고 그리도 신신당부를 했는데
무서운 사람앞에서 뛰면 어쩔것이냐고
헌데 멧되지보다 더놀란 경환샘은 숨이 멎을 정도니....
석병산 정상에서니 옥계항도 보이고
청옥,두타산의 장쾌한 대간의 허리가 이어지고
일월문은 지금껏 문을 닫지 않고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문밖 계곡과 두리봉엔 마지막 겨울에게 바톤을 이어주려고
가을이 서서히 짐을 꾸리는 모습이 분주해 보인다.
나도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 보다.
삼거리에서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길을 잡아야 하는데
선뜻 삼거리 이정표를 못믿고 이리로 갈까 저리로갈까
한참을 망설이다니
오르는 길도 수월했는데
하산길도 너무 수월해서 더좀 걷고 싶은데
임계천 상류계곡을 밟으니 어찌나 물이 깨끗한지
마음과 정신좀 닥아보았음 좋겠는데
물이 더러워 질까 물러선다.
그런데 이런 횡재가 어데있나
백두대간생태문화체험단지에서 차를 타고 정선의 몰운대로
바위위에서 고고하게 무얼 먹고 사는지
누구를 위해 사는지 묻지는 마시고 실컨 보고나 가시라고
자태를 뽐내고 있는 바위솔을 만나다니...
벽암산식당에서의 맛있는 식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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