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동물들과 함께한 불곡산에서
일 시 / 2020년 10월 4일
코 스 / 양주관아 주차장 – 양주향교 – 삼거리 – 팽긴바위 – 불곡산 – 상투봉 – 쥐바위 – 물개바위 – 임꺽정봉 – 공기돌바위 – 코끼리바위 – 신선대 – 악어바위 – 삼단바위 – 복주머니바위 – 둘레길 – 임꺽정생가 – 유양초교 – 주차장(14Km)
어제 오르려던 산인데 사정이 있어 하루를 늦춰서
오늘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험악하기로 치면
설악의 공룡만큼이나 신경이 쓰이는 산을 무릎이 편치 않으신
분과 함께 오르려니 신경이 많이 쓰이기는 하면서도
마음엔 기쁨이 솟아오른다.
짧은 코스고 탈출로가 많으니 힘들면 아무곳으로 내려오면 되고
주변엔 둘레길코스도 아름다우니 미련이 없고 오로지
함께 유종의 미를 걷기만 하면 되고 함께 즐기면 기쁨은 배가 되니
천천히 즐기며 걷다보니 하늘은 쾌청하고 흰구름은 잔잔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고 뒤로는 도봉산과 북한산이 따라붓고
앞에는 기암괴석과 바위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처절한 생존의 상체기가 기형을 만들었지만 자랑스럽게 땅을 기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어우러져 어깨를 걸고 서로 버팀목이되어
자연재해를 이겨나가는 절실함에 소나무들을 보면서 감동을 맛보며 걷는다.
바위를 타고 오르니 팽긴바위가 우뚝 서서 반갑게 맞아주는데
작년에 와서 봤을때도 그 자리였었는데 한발자욱도 전진이나 후퇴도 없이
오뚝이처럼 그 자리에 미동도 않고 서있으니 자세히 보니 다리가 없어서 그런걸
밧줄타고 네발로 바위를 기어오르니 불곡산의 상봉 정상이다.
가야할 상투봉과 임꺽정봉의 바위 능선이 가슴을 뛰게하고
공원묘지 넘어로는 달리기를 했던 도락산이 불러대고
그멀리에는 우측으로 소요산과
공주봉 그좌측으로는 마차봉 그옆으로는 명성산이 닭벼슬을 세우고 서있다.
상투봉을 향하는 발걸음이 굉장히 늦어진다.
가파른 바위를 내려서야하고 또오르고 내리기를 몇차례 곡예를 하고 나면 상투봉 정상을 휘돌아 서면 수줍게 웅크리고 앉아 뭔가를 빌고 있는 생쥐바위가 눈길을 잡고
아슬아슬한 바위길을 내려서고 또오르다 보면 좌측으로 공기돌바위로 내려서는데
임꺽정봉을 만나기 위해 또 한차례 내려서고 오르면
거대한 소나무와 어마어마한 바위가 서있는 임꺽정 정상에선다.
직진해서 내려서면 군초소 옆으로 하산을하여 공원묘지 옆으로 평탄한 소나무숲길을 걷다보면
도락산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빽!
공기돌바위를 만나는데 그여히 올라가 공기놀이를 하고야 마는 경환샘! 못말려!
공기놀이를 끝내지도 못하고 내려서니 코끼리 바위가 기다리고 있는데
빵은 않먹는지 못본척이라 작별을 하고는
서커스 공연자들처럼 곡예를 하듯 좁은 바위길을 살금살금 내려서니
많은 사람들이 악어 무서운줄 모르고 바위를 기어 오르는 악어와 사진을 찍는다고 야단들이다.
꼬리로 한 대 후려치면 천 길낭떨어지로 철퍼덕 할 텐데
순둥이 악어인가 보구나.
그냥 바위를 넘어서면 가까운 거리에 삼단바위와 복주머니바위를 만나는데
길이 험해서 내가 양보를 하고는 모두의 안산을 위하여 빽!
오르고 돌아서 내려오니 삼단바위의 위용앞에 작아지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은 고개를 들면 복을 주겠다고
나를 내려다 보고있는 복주머니 바위의 너그러움과
포용과 방금이라도 주머니를 풀어 용돈이라도
꺼내 줄듯한 포즈에 힘이 솟는다.
불곡산의 아름다움도 식후경이라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는
지루한 하산길에 들어선다.
한참을 내려서니 바위길은 사라지고 둘레길을 만나 여유만만 걷는데
좁은 등산로 옆에 막걸리와 각종 채소와 버섯을 파는곳이 눈에 들어온다.
세사람이 화투를 치고 막걸리를 달라니 알아서 마시고 가라는데 술이 없다.
이런장사 꾼도 있을까?
오랜만에 산속에서 짧은 시멘트길을 만났는데 끝나는 지점쯤
임꺽정의 생가터가 나오는데
건물도 없이 오롯히 돌기둥하나만 서있는데
오두막이라도 하나지어놓고 생가라고 하면 않될까?
인생이라는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 듯해도
한발 한발 닥아 서면 갈수록 끝 없이 이어지고
흰구름에 실려 가듯 푸르름은 지나가고
푸르름이 사라진 자리엔 누런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그리움이라는 이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서로를 간직하며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
가을바람에 실려 가듯 또 한 계절이 흘러가고
우수수 은행알이 길가에 나딩구는 허전함위에 이름모를 야셍화가 피었네
가는 세월엔
순간마다 이유가 있을테고
가는 세월아 가려면 차라리 무지개 처럼 아름답게
다가올 시간들은 지나온 시간보다 더 아름답게
코로나로 지치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무엇으로 위로를 할것인지
서로에게 말한마디에 위로를 받게 하고
힘을 얻게되면 얼마나 좋을까?
인생이란 수평선 넘어로 이어지는 신기루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산에 오르면 장엄한 산맥처럼 허리를 둘러 메이고
형형색색 변화되는 연륜 같은 것들로
그리움에 그리움을 더하여
사랑이라는 이름을 곱하여
서로를 서로에게 확인에 확인을 더하며
바위속에 깔아놓은 추억을 들추며
흰구름에 실려 가듯 또 다른 계절이 흘러가고
낙옆이 쌓였던 자리에 새싹이 돋아나고
황량한 산하에 푸르름이 올 것 들이
모든 순간들이 이유가 있듯이
세월아 가려므나 영롱한 무지개 처럼 아름답게
다가오는시간들아 지나온 시간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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