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강화 남산의 잣나무길에서

hanmb 2020. 11. 21. 17:50

강화 남산의 잣나무숲속에서

일 시 / 2020년 11월 21일

코 스 / 강화풍물시장 - 고려궁 - 용흥궁 - 남문 - 남장대 - 잣나무숲 - 약수터

- 잣나무숲 - 공설묘 - 국화저수지 - 서문 - 주차장(12.8Km)

 

금년들어 제일 춥다고 야단들인 날에

토요일이면 늘상 하는데로 그시간에 집을 나선다.

시내 한바퀴를 휘돌아 좋은 사람들을 태우고는

하늘이 맑고 오메가 태양이 불끈 솟아 오르는 시간에

강화도로 향하는 확뚫린 고속도로를 매끄럽게 달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고려궁을 돌고 철종의 생가인 용흥궁을 둘러보고는

남문(晏陂樓)을 지나 가파른 성곽길을 잠간 오르는데

어제 내린비가 땅을 얼려 놓아 미끌미끌

그래도 길가엔 진달래가 수줍음도 안가리고

당당하게 고개 바짝 세우고는 햇살을 즐긴다.

 

남산의 정상에 올라서니

문수산과 애기봉이 우뚝 솟아있고

한강넘어엔 북녁땅 개성이 흐릿하게 보이고

고려산과 혈구산, 퇴모산이 나를 기다리고 서있다.

올라온길을 되짚어 자작나무숲길로 들어서

단풍나무숲길에서 강화도령 사랑길로 올라서니

잣나무숲길을 만나는데 누런 솔잎들이 낙옆이되어

드러눕지를 않고 작대기처럼 일어서서

잣나무 숲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을 즐기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며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걸어보라고 재촉을 하는데

낙옆속에 숨어 가시를 곤두세우고 있는

밤가시가 두려워 그냥 풍겨대는 잣나무향기만 듬북마시며

대리만족으로 채우고는

양지바른곳에 누워있는 공동묘지를 지나

이번에는 밤나무 낙옆이 발목을 푹푹 덮는 국화도 없는 국화저수지길로 내려선다.

고요하고 잔잔한 국화저수지에 청둥오리들의 물놀이가

혈구산과 퇴모산으로 향하려던 발길을 붙잡아 고려산만 바라보며

문예회관을 거쳐 서문에서 남문으로 발길을 돌려놓았지만

미련도 후회도 없고 오로지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길을

사라지는 가을이 아쉬어 발버둥치는 앙상한 겨울 나무들의

애처러움만 가득한 그곳에 우린 함께 있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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