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에서◉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들어서면
나무같이 되고픈 기도가 있습니다.
훌훌 벗어 던진 아름드리 참나무 숲에 들어서면
바닥에 수북이 깔고 앉은 내일이 있습니다.
가난한 것들끼리 외로운 것들끼리
철조망 없는 숲속 마을에서
영혼들이 서식(棲息)하는
가난한 것들의 기도가 들립니다.
주여 !
시월의 능금 알이나
잔잔히 고개 숙인 산하의 시든 낙엽의 자세도
오랜 기다림 끝에 내일을 있게 하는
주님의 뜻이오니
저희들 인간들도
기다리는 나목이 되게 하시고
여름내 겹겹이 둘러매었던 죄악의
웃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지금은 춥지만 그래도 말끔히 씻어낸
순결한 영혼이 제물 되어 지고 싶습니다.
허리하나 넘어서면
뽀얀 안개너머로 훌쩍 커버린
태양이 손짓 을하고
휘저휘적 또 하나 허리를 넘어서면
맑고 청정한 숲속의 공기가 화들짝 뇌세포를 자극합니다.
광덕산에 올라
아픔을 스스러워하지 않고
육신의 죄악이나
각종의 우상숭배의 죄악에서 벗어나
오직 흐린 내 눈에 내일을 보게 하시고
될 수만 있으면
자신보다는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2009년11월광덕산에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제 (0) | 2010.07.13 |
---|---|
믿음안에 살게하소서 (0) | 2010.06.27 |
여행 (0) | 2010.06.16 |
주님을 잃을 수가 없어 (0) | 2010.06.09 |
참회의 기도 (0) | 2009.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