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에서
일 시 / 2018년 5월 26일
코 스 / 화방재 - 사길령 - 유일사쉼터 - 장군봉 - 천제단 - 부쇠봉
- 문수봉 - 소문수봉 - 제당골계곡 - 당골주차장(성원식당)(12.5Km/5시간)
겨울이 아장아장 물러갔는가 했더니
봄이 성큼성큼 찾아드는 태백의 준령엔
숲속엔 야생화들이 숨박꼭질을 하고
고사목에 걸터 앉은 까마귀는 영토를 빼앗길까 성질을 내고
계곡을 말타기 하듯 넘나드는 시원한 바람은
배낭속으로 찾아들어 똬리를 틀고 앉아
쉬엄쉬엄 놀망 쉴망 놀다가라한다.
구름 한점없는 파란 하늘에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라는 주목의 고사목의 가지 끝에
걸터앉은 까마귀는 세상이 전부가 제것인양 소리소리 지르고,
숲속을 붉으레 물들여논 큰앵초에 산속은 떠들썩>
이것이 더 쁘니 저것이 더 쁘니 예쁜이들이 예쁜이 타령들이다.
파란구술을 쏟아 부은듯 햇살에 반빡이는 구술봉이들의 아우성
하얀혀를 댓자나 내밀고 먹을것 달라고 조르는 골무꽃
커다란 잎사귀 밑에 깊숙히 숨어 꼭 필요한 여인에게만 씌워 주려는 족두리꽃
싱그러운 숲속에 왕관 처럼 번쩍이는 철쭉의 요염한 자태
싱싱한 복주머니와의 만남은 태백의 묘미가 아닌가
장군봉에서도 천제단에서도 부쇠봉에서도 나혼자다
다들 어데로 갔기에 부쇠봉에서 다시 만나 간식을 하고는
문수봉으로 향한다.
산행이 아니라 뒷동산 트레킹?
걷기좋은 길에서 시원한 공기와 우측으로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남행선
좌측으로는 함백산이 북으로 이어지는 북행선
그 걷기좋았던 길이 문수봉 정상부근에는 커다란 바위 너덜지대
소문수봉을 잠간만에 통과 제당골계곡엔 원시림이 잘보존된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속길
계곡에서 알탕을 하려고 등산화를 벗고 물속에 들어서니
발이 저리도록 차가움에 머리만 감고는 도망나오듯 탈출
성원식당에서의 곤드레밥에 곰취와 당귀잎 쌈을 싸먹는 맛은 꿀맛!
밥한릇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도 곰취와 당귀향이 입안가득
입안에서 뱅뱅돈다.
'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 중심길 덕항산 (0) | 2018.06.05 |
---|---|
소매물도 (0) | 2018.06.02 |
속초의 비바람에 쫓겨 넘어온 약수봉 (0) | 2018.05.08 |
마산봉에서 바라본 금강산 (0) | 2018.05.05 |
발가벗은 처녀치마의 천마산 (0) | 2018.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