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치악산
일 시 / 2019년 6월29일
코 스 / 행구동부녀회관 - 관음사 - 곧은재지킴이 - 곧은재
- 971봉 - 황골삼거리 - 비로삼거리 - 치악산(비로봉) - 1005봉 - 천사전망대 - 부곡교(15KIm/5시간)
새벽에 집을 나서니 빗살이 우산 없이도 맞을 만큼 소록소록 내리는 길을 걷는다.
버스에 올라 타니 빗줄기는 꿁어졌다가 가늘어 졌다가 차창밖에서 거닐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영동고속도로는 어데로 무엇때문에 가려는 차량들로 이곳저곳이 정체
버스가 행구동으로 들어서니 좁은 도로 양측에는 살구나무 가로수로 인도와 도로엔 황금색 살구들이 수북히 나딩굴고
나무에 달린 노란 살구도 바람만 살짝 불어도 우수수 떨어질 만큼 익어질대로 익어가는 살구가로를 눈으로만 가득 담고 입맛으로 새콤달콤을 음미해본다.
행구동에서 하차
식당앞에서 살금살금 내리는 비때문에 우의를 걸친다.
관음사로 향하는데 별볼일이 없다.
빽!
곧은재지킴이를 지나면서 부터 계곡길로 들어서는데 돌길이다.
바위취가 앙징스럽게 돌틈에 붙어 고갯짓을 하며 나를 부른다.
어휴더워!
우의를 벗어버린다.
시원한 바람이 몸속을 애무하고 피부는 곧바로 좋다고 반응을한다.
곧은치에 올라서니 안개가 밀려왔다가는 스르르 미끄럼을 타듯이 골짜기를 뒤덥고
노랑야생화들이 화들짝 고개를 쳐들고 눈인사를 한다.
971봉을 오르는데 나리 한채가 경건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있다.
하늘은 서서히 구름을 쫓아내고 발길은 차츰 바빠진다.
오늘은 내곁을 바짝 붙어다니는 코딱지가 없어 마음대로 몸을 놀려도 되니
속보도 내보고 달음질도 해본다.
비로삼거리에서 잠시휴식을 취하여 후미와 조우를 하고 간식을 나누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니 비로봉 정상!
돌양지꽃과 쥐손이풀꽃들이 바위틈에서 올라오느라 고생들하셨수
저아래에서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슈
이곳에 오른 당신들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는 신선들이유.......
좌측은 사다리병창으로 구룡사 하산길!
우측은 부곡리길!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서고 돌길을 지나니 두터운 등산화를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에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그냥 이 아름답고 운해가 덮힌 길에 송구스런 마음으로 걸어간다.
부곡계곡을 만났는데 장마기간인데 목말라 애가타는 계곡의 바위들이 안스럽기만하다.
나의 코딱지가 마중을 나왔다.
발목도 부실한데.......
그래도 달콤한 오디맛속에 오늘의 산행의 즐거움은 다들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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