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이 서걱대는 죽도에서
일 시 / 2019년 6월 15일
누에가 뽕잎을 먹으려고 꿈틀대며 누워있는 죽도에 첫발을 내딛기 위해
새조개와 대하의 고장 홍성의 남당리포구에서 09시 가고파호에 우루루 승선을 하니
배는 쏜살같이 서해의 물결을 가르며 하얀 포말을 꽁무니에 토해내며 20여분을 가니 죽도포구에 도착
선착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부터 죽도의 둘레길은 시작이 된다.
모진 바람에 시달리느라 하늘이 높은줄 모르고
키를 줄이고 살아가는 소나무 숲길에 들어서니
선들바람이 솔향기를 내뿜는다.
솔향을 뒤로하고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서니
썰물에 배를 들어낸 갯벌엔 바지락 조개들이 입술을 내밀고
손가락만한 고동에 물욕이 발동한 손은 잠시 분주해지고
화산이 밀고 올라온 바위엔 구멍들이 숭숭 잡탕들의 돌들을 한데 석어논
햇살을 받고 있는 바위에 앉아 뱃속을 채우며 언어의 연술사까지 되려니
입놀임이 바빠져도 그져 즐겁고 행복한 모습들에 흰구름마져 시새움을 하며 지나간다.
물빠진 무인도가 모세의 기적인양 걸어서 들어가면
산부추꽃이 이외딴 무인도에까지 찾아주어 고맙다며 반갑게 맞아주고
고개를 들어 바다건너를 바라보니
안면도가 길고도 길게 허리를 누이고
영목항 그발아래 저멀리 원산도가 일렁인다.
무인도를 빠져나와 죽도 마을회관이 있는 전망대를 향한다.
산죽이 서걱거리는 길을 따라 걸으면 씨받이를 하느라
새생명을 잉태하는 떡쑥의 흰꽃들이 고개를 들고
바람은 선들선들 대나무의 잎을 흔들며 노래를 강요한다.
전망대에 오르니 시원하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나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나의 한평생 살면서
내 첫사랑에게는 웃음을
두번째 사랑에는 눈물을
세번째 사랑에는 침묵을 선사했다.
첫사랑은 내게 노래를 주었고
두번째 사랑에는 내 눈을 뜨게 했고
아, 그러나 내게 영혼을 준것은
세번째 사랑이어라" "새더티즈테일"
죽도에다 흔적을 남긴 사람들
ㅂㅏ다건너 가야할곳에 타야할 배가 서있고 가야할 사람들이 기다린다.
남당포구에서
흔적을 남기랬는데 어디를 오르려고
망중한을 즐기는 예쁜님들
무엇을 낚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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