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를 걷는 백운산
일 시 / 2019년 7월 27일
코 스 / 광덕고개 - 백운산 - 삼각봉 - 도마치봉 - 백운계곡 - 봉래굴 - 흑룡사 - 백운계곡주차장(16Km/6시간)
지리산으로 가려던 발길이 장마비로 인하여 급작스럽게 포천의 한북정맥의 중심부인 백운산으로 변경
북한산을 지날때에만 해도 차창밖으로는 빗줄기가 뿌렸는데
포천땅을 들어서면서 부터는 검은 구름은 꽁무니를 빼고
광덕고개에 내려서니 하늘은 파랗고 흰구름은 두둥실
기온은 선들선들 여름에 장마기간이라 야생화들에는 관심을 끄고
오로지 산에만 심취하며 걷는데 엊저녁에 많은 비를 뿌렸는지
대지는 젖어있고 흙먼지는 깨끗히 씻기어 나무들과 풀들은 윤기로 광채를 발하고
기분좋은 나무들과 숲속은 많은 량의 산소를 뿜어대어 산속은 싱그러운 공기로 가득채워지고
새들도 기분이 좋은지 노랫소리가 유난히 청아하게 골골을 넘나든다.
한굽이를 올라서면 구름이 산을 품으면 나는 구름을 먹고
한굽이 내려서면 산이 구름을 풀어주면 나도 구름을 토해낸다.
백운산을 오르면서부터 하얀 풀솜대. 산짚신나물. 가는장구채, 큰까치수염, 여로, 동자꽃등의
여름 야생화들이 줄을지어 환영인사를 하면 산속은 웅성웅성 시끌벅적 적막 강산이던 숲속이
잔치집 분위기로 바뀌어간다.
짧게 걸으려고 백운산에서 흥룡사로 하산을 계획을 했는데
숲속이 외롭다고 잡아 끌어 삼각봉, 도마치봉까지 동행을 하기로
숲속과 타협을 하고 샘의 기분UP으로 노랫소리와 창은 잠자는 숲속을 깨우고
우린 한북정맥의 중심부에서 마냥 즐거움을 즐겨가며 걷는다.
삼각봉을 오르는데 아래에서는 비가 온단다.
그런데 이곳에는 나무들이 우산이 되어 주어 비한방울 맞지도 않고 걷는다.
산들도 우리와 만나서 인지 인자하고 너그럽고 뭐든지 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은지
가파르지도 않고 편안한 길로 안내를 해주어 어느사이 삼각봉에 도착!
도마치봉!
넓은 정상에서니 키다리 여로와 달맞이꽃이 반갑게 맞아준다.
흥룡사로 하산을 하기위해 우측으로 난 희미한 등산로로 내려선다.
300여m를 내려서니 전망대 바위가 우뚝!
코앞에 국망봉이 흰구름을 뒤집어 쓰고 서있고 그너머로는 견치봉이 얼굴을 빼꼼이 내밀고 있다.
하산길이 너무 난코스다.
가파르고 바위와 돌들이라 조심조심
향적봉과 흥룡봉을 오르고 내리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천야만야 절벽에 다리는 후들후들
그러나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어둑한 숲속을 화살처럼 내려 꽂힐때는
마음마져 밝고 환해진다.
흥룡봉을 내려서서 부터는 곡예하듯 돌과 바위의 계곡길을 끝간데 없이 걷고 또걷는다.
얼마쯤 내려서니 뇌성벽력 같은 물소리가 조용하던 숲속을 약동하는 움직움으로 바꿔놓는다.
섬섬옥수 같은 계곡물은 마음을 맑게하고 정신을 밝게하여준다.
물을 건너야 한다.
협동의 정신으로 하나가 건너면 다른 하나를 도와 건너게 하고
그것도 않되면 등산화를 벗고 예쁜 발들을 물속에 슬쩍 집어넣고 건너기를
대여섯 차례를 하고나니 인기척이 들려온다.
그만큼 많이 내려와 흥룡사가 가까워졌나보다.
같은 달리기에 있어
100m를 달리는 것은 상대와의 치열한 경쟁에
1위만이 존재하고 나머지는 들러리지만
100Km를 달리는 것은 될수만 있으면 함께달려
나와의 치열한 싸움 끝에 1위라는 의미는 없고
오로지 완주했다는 기쁨의 포만감만이 있을 뿐!
100m를 달릴때에는 그짧은 순간에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물이 나오지만
100Km를 달릴때는 100m를 1000번을 지나야 골인을 하는
그야말로 지고의 인내와 주변환경에 눈을 돌리고 마음도 다스리는
어찌보면 바보들의 행진 같지만 뛰면서 힘들어지면 걷고싶고
걷다가 힘들면 잠시 쉬고 싶고 잠시쉬면 눞고싶고 누우면
그냥 눈감아 버리고 싶은데 그러고 나면 그먼길을 언제 달려야 하는고
그래서 한번 내딛은 발길은 쉬지말고 달려야하고
가파른 언덕을 만나도 내리막길을 만나도 정신줄 놓을만큼 달려야
골인점의 테프를 통과하고 난후의 통쾌함과 자신감은 누구라도 한번쯤은 해볼만 한 것이
울트라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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