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을 뒤집어쓴 태백산
일 시 / 2020년 1월 11일
코 스 / 유일사매표소 - 유도사산장 - 유일사삼거리 - 장군봉 - 태백산
- 천제단 - 보쇠봉 - 문수봉 - 소문수봉 - 제당골계곡 - 성원식당(12Km/4시간10분)
오랜만에 태백산을 찾았다.
전국이 황사로 희뿌연 대지인데
이곳에도 황사면 어쩌나해서 마스크를 준비를 했는데
천만다행으로 버스에서 내리니 하늘은 맑고 대지는 활기가 차고
주차장엔 차들이 가득하고
가파른 시멘트길위엔 눈이 얼어 미끌
끝없이 이어지는 등산객들로 임도엔 와드득 와드득
눈들의 비명소리가 내귀엔 음악소리 처럼 들리다니
한참을 오르니 봄에 노루귀와 처녀치마가 다소곳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수줍게 미소짓던 그자리엔
흰눈 사이로 날개를 느러트린채로 처녀치마의 잎이
추위에 떠는 모습이 너무나 애초롭고
유일사 삼거리 부터는 눈덮힌 돌길을 저벅저벅
장군봉을 가까이 올라서니
살아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들이 웅장하게 서있지만
대부분의 주목들은 속을 비우거나 가지가 고사목으로
하나같이 서있음은
악조건의 환경속에 오래도록 생존을 위해서는
자기몸의 일부를 비우고 죽이므로
이웃들에 피해를 줄이고 자신을 오래 살아가겠다는 특단의 조치가 아닌지
주목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장군봉엘 올라서니 모두가 사진사들
줄서기가 만만치가 않지만 그런대로 날씨가 좋아
장군봉에서 인증샷하고
건너편을 바라보니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북진의 백두대간의 장엄한 능선들이
옛생각을 불러오게 한다.
잎떨어진 철쭉밭을 지나 태백산 정상에 서니
이곳도 사람풍년!
양지녁 눈위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는
부쇠봉으로 줄행낭을 친다.
부쇠봉으로가는 중간지점엔 파란하늘에 잎사귀를 다 잃고
앙상한 가지가 설화를 만들다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고
주변에 부싯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단군의 아들 부소왕자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의
공기돌마냥 예쁜 정상석을 갖고 있는 부쇠봉!
깃대배기봉과 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남녁능선이 발길을 잡아끈다.
푹신거리는 눈길의 재미도 문수봉을 오르면서 돌길들이
발걸이를 하여 조심조심 문수봉에 오르니
이곳엔 태백산보다는 사람들이 아주 적다.
웅장한 조록바위가 건너편에서 이리는 왜 안오냐고
성화를 부리는 것같은데 나중에 들를께
여기까지 왔는데 소문수봉까지 가야지
소문수봉엘 들르고는 제당골계곡으로 스적스적
계곡엘 들어서니 보석처럼 빛나는 얼음들의 향연이
흐르는 맑은 물과 함께 고드름의 청아한 모습에 먹는것도 잊었다.
당골엘 도착을 하니 이게 왠일이래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수가
오늘이 태백산 얼음축제날이라고
성원식당앞 주차장엔 장돌뱅이의 엿장수의 노래가 구성지고
흥이 많은 한민족은 노래소리에 어깨춤을 덩싱덩실
난쟁이의 흥겨운 노랫소리에 만원짜리 지폐가 여기저기서
참 재미가 있다.
등산의 유종의 미를 이렇게 거두다니
옛날에 많이 하던 것인데
오랜만에 남이 하는 것을 보니
ㄷㅏ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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