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자는 악어를 깨우려 악어봉을 오르다
일 시 / 2021년 1월 16일
코 스 / 1) 게으른악어 - 악어봉 - 게으른악어(3.6Km)
2) 옥순봉주차장 - 옥순봉 - 옥순봉주차장(7.3Km)
산이 있어 길을 나선다.
동면에 깊숙히 빠진 악어들을 깨우려고 살미면 신당리 "게으른 악어카페"
주차장에 차를 두고는 길건너 가파른 언덕길에 펄럭이는 출입금지 경고플레카드를
슬쩍 넘어 헐떡이며 잠시 오르는데 아니 벌써 등줄기에 땀이 세상구경을 하겠단다.
얕던 깊던 높던 산이라면 가파른 언덕이 제맛을 내는것이고
특히 이렇게 청청한 소나무가 산자락을 덮어 쓰고 있는 산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솔향기가 그윽하니 머리는 맑아지고
청풍명월에 묻어 안겨지는 시원한 바람결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허우적 허우적 하다보니 악어봉에 올라 충주호반에서 꾸물대는 잠자는 악어들이
물가로 기어 나오는 형상에 구름이 해를 가리우고 그틈새에
오락가락 눈발까지 솔가지사이로 곤두박이질 치면 여우가 시집을 가나?
대미산까지 올랐으면 좋았을껄
가파른 내리막에 엉덩방아를 찧고는 잠자는 악어를 깨워야 한다며
하산길을 재촉하는 바람에 어쩔수없이 옥순봉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오를적에는 보이지를 않던 호수 건너편에 먼저 오르려다 통행금지로
오르지 못했던 천등산과 지등산, 인등산이 반갑다고 인사를 하매
다음에 만나자고 구두 약속을 하고는 하산
옥순봉 주차장에서 부터는 등산객들이 많다.
오늘은 천천히 여유를 부려가며 걷는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바위에 뿌리를 박고
얼마나 깊이로 뿌리를 내리며 살아왔으며
물안개로 연명을 했나
햇살로 연명을 했나
바람이 먹이를 날라다 주었나
그리고 얼마를 더 그자리에서 고고한 자태로 살아가려는고
옥순봉에서 내려다보니 옥순대교 옆으로 출렁다리가 보인다.
우측으로는 제비봉과 멧산자 구담봉이
물건너엔 금수산과 가은산과 말목산이 키제기를 하고
날씨는 경치에 짓눌렸는지 구름옷들을 훌훌 벗어 던지니
한결 포근하고 파란 하늘엔 흰구름까지 두둥실 우리를 반겨준다.
대성송어집에서 송어회로 식사
소나무와 도토리나무의 연리지
이루지 못할 사랑때문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한몸되어 사랑을 나누다가 또헤어져야 했다가
또 다시 한몸되어 영원히 함께 갈줄알았는데 또다시 헤어져야할 이루지 못할 사랑의 연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