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겨울 곰배령

hanmb 2022. 1. 15. 20:33

겨울 곰배령

일  시  /  2022년 1월 15일

코  스  /  귀둔리 - 삼거리 - 곰배령 - 쉼터 - 1300봉 - 곰배령 - 삼거리 - 귀둔리(9Km)

 

파릇 파릇 다소곳이 드넓은 산등성이에 온갖 생명들이 고갯짓을 하며

빨강, 노랑. 연분홍꽃으로 천상의 야생화밭으로 만들던 봄이 지나면

한결 잎도 무성하고 대도 꺽다리에 꽃들도 나이를 먹어 향기를 내뿜으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던 여름도 종자번식을 위해 마지막 꽃들이 불사르던 가을도

사라진 자리에 뺨을 사정없이 할퀴는 매서운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그자리엔

을씨년 스럽게 눈을 뒤집어 쓰고 끙끙 소리를 내며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자고

외치는 사그라져가는 풀잎들의 애잔함을 바라보는 내마음은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교차한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작은점봉과 점봉산 통제구역이라 아쉬운 발길을 돌려 대신

앞봉우리로 올라 망대암산과 중청, 대청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에서 손짓을 하니

불현듯 나홀로 대간을 완주 할때의 생각이 주마등 처럼 뇌리를 스치고

사연도 많은 화채봉도 선명하게 구름에 달가듯이 권금성쪽으로 기우러지고

휘 고개를 돌려보니방태산과 가칠봉까지 하얀눈을 뒤집어 쓰고 장승처럼 서있다.

하산길엔 여유가 많아 이리기웃 저리기웃 계곡은 꽁꽁얼어 붙어 폭포들은 옥색으로

얼음옷으로 갈아입고 새들은 깔깔대고 우는것인지 웃어대는지 자기들끼리 좋아 죽겠다고 야단법석들이고

숨죽인 헐벗은 숲속은 봄준비를 하느라 분주해 보이고

많은 추억을 만들고 오라며 정성들여 만들어준 수제비 반죽덩어리와 육수를 내놓고는

안전한 곳에서 냄비에 수제비 반죽을 떼어 놓는 아름더운 님들

이추위에 산에서 수제비를 맛있어요?

 

 

'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마고도 성불산  (0) 2022.01.29
화순 만연산  (0) 2022.01.22
역고드름과 고대산  (0) 2022.01.08
구잠포에서 일출  (0) 2022.01.01
소백산 상고대  (0) 202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