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호에 띄운 가을엽서
일시 / 2022년 10월 30일
10월 29일 밤은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큰 사건이
이태원에서 벌어져 밤새 뉴스는 도배를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 어제 움직여야할
일정을 오늘의 여정으로 연착륙을 하여
횡성호 둘레길을 걷기로 하고는 망향의 동산 주차장엘 도착을 하니
관광객들이 없다.
화성정에 앉아 팥죽으로 요기를 하고는 잔잔하여 적막감 마저
들어내는 호수 건너편 어답산 정상엔 흰구름이 하얀 띠를
허리에 차고 춤이라도 출듯이 출렁이고 산자락엔 울그락 붉그락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의 전령사인 단풍들이 물감을 엎질러 놓은듯하고
가을 단풍을 이불삼고
붉게 타는 가을 단풍을 벼개삼아 누워 꿈을 꾸고 있는 횡성호수
잠자는 호수의 잠을 깨우면 흐트러지는 잔영너머로
어답산이 흔들리고 병무산이 고개짓을한다.
사색하기 좋은 계절!
좋은 님들과 더욱 좋은 장소에
새하얀 구절초가 파란 물결을 보고 일제히 한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구절초가 꽃잎을 반짝이면 가을이 익어가고
구절초가 시름시름 아파하면 가을이 가는데
아주작은 구절초가 애처러워 친구삼아 걷습니다.
산새들도 서럽게 울면서 따르다
갈길이 달라 제갈길로 갈라섭니다.
고운단풍에 이슬방울이 걸터 앉아 그네를 탑니다.
맑고 고운 호수는 부러운 눈길로 지그시 바라보면
난 샌티멘탈!
짧은 둘레길(9Km)에 허기가져 자꾸만 더돌고 싶어진다.
애잔한 호수와 호수를 불태울만큼 붉은 단풍과
새하얀 순백색의 구절초와 마지막 생명을 다하는 집착의 작은 야생화들
그들속에 내가 깊숙히
내속에 그들이 깊숙하게 자리매김을 해서
쉽사리 이곳을 빠져 나가기가 어려울것 같아
잣나무 숲속 나무 침대에 누워 세월을 반납하는 여유까지 부려가며
우수수 횡성호에 곤두박질을 하는 붉은 단풍에
엽서를 띄우고는 아쉽고 또 아쉬운 이별을 위해
어답산이 횡성호에 빠졌는지
횡성호가 어답산을 삼켰는지
분간이 않되는 잔영에 울렁울렁 어지럼증까지
전해주는 횡성호야 아 듀!
그들과 작별을 고하고 한우촌 식당가에서
한우Set로 배를 채우고는 10월의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횡성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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