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금강산 용봉산에서
일시 / 2022년 12월 4일
코스 / 용봉산수련원 - 최영장군 활터 - 흔들바위 - 용봉산 - 투석봉
-노적봉 - 솟대바위 - 악귀봉 - 용바위 - 전망대 - 병풍바위
- 구룡대 - 용봉사 - 주차장(6Km)
9년전 이맘때 너무도 황홀했던 눈을 맞으며 바위와 소나무들이
흰눈을 소복히 뒤집어 쓰고 나홀로 걷는 객을 극진히도 맞아주던
등산로와 덕산온천까지 걸어가며 언몸을 녹여 주던 온천욕이
불현듯 생각이 나 오늘도 무작정 옛기억을 더듬으며 한적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주차장에 들어서니 차들도 없고
조용하기가 그지 없지만 날씨는 차갑지만 공기는 맑고 쾌청하여
자연휴양림을 지나 최영장군 활터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등산객은 우리뿐
시작부터가 바위와 돌들의 등산로지만 걷기에는 조금도 불편함이 없고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축소판인양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변하는 주변 환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고 까마귀는 배가 고픈지
밥달라고 까악까악 머리위에서 날면 소나무 사이로
구름속으로 예산의 봉수산을 올라타고 솟아 오르는 붉은 태양이 장관을 이룬다.
이높은 곳에 최영장군이 활을쏘았다는 활터와 팔각정에서 잠시
사방을 휘 둘러보니 간다간다 하며 미루던 백월산이 코앞에서 부르고
용봉산 사자바위는 위용을 자랑하듯 갈기를 세우며 빨리오란다.
얕은듯 하며 높아 보이고,
좁은듯 한데 넓어 보이고,
없는듯 한데 꽉차 보이고,
사람들의 발길을 거부 할듯 한데
누구라도 받아 들이는 넓은 포용과 관용의 산!
얕은듯 한데 깊어 보이는 용봉산아!
용봉산 정상에서서 입속으로만 뇌까리는데
건너편에 백월산을 건너뛴 덕숭산, 원효봉, 가야산, 일락산,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이 떨어지는 석양에 불게 물들어가는
그모습이 그립기만 하구나
투구봉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서니 가까운곳에
아담한 정상석이 정겹게 손을 맞이한다.
그작은 생명을 곤두선 바위의 틈새에 어찌 뿌리를 내리고
백년을 하루같이 바위가 제공하는 이슬과 영양분을
먹으며 살아온 소나무의 생명력에 고개가 숙여지며
고고한 자태를 흐트러짐 없이 지탱하며 살아온 소나무를 보며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 소나무 처럼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자리를 슬며시 뜬다.
붉은 해가 떠오른다 봉수산위로
흔들바위의 위용
엉덩이 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최영장군 활터의 팔각정과 봉수산위로 태양이 불끈
소나무야 너의 뿌리는 어데다 내렸니?
세상에 이런일이 이런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100년을 하루같이 바위가 주는
이슬과 양분을 먹고 살아가는 소나무의 생명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산행이 평생 잊혀지지 않겠다.
서있는바위 누워있는바위 떠있는바위들로 용봉산은 존재한다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줄 알았네 이렇게도 살아가는 소나무의 사연도 있을텐데
희귀한 창살무늬 소나무 연리지가 바위와 동거중
네발로 기어오르고 내려도 지루할 틈이 없는 자꾸만 걷고 싶은 등산로
용바위에서
드넓은 땅을 놔두고 꼭 이런대에 터를 잡고 살아가야 하나
임자를 기다리는 빈의자바위가 쓸쓸해 보인다
누구를 기다리는가
오랜만에 들렀더니 많이도 변한 왜목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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