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백전계곡에서 만난 가을

hanmb 2018. 10. 13. 22:21

백전계곡에서 만난 가을

일  시  /  2018년 10월 13일

코  스  /  현불사 - 백전계곡 - 물소리길 - 과수월길 - 칠반매기골

 - 문수봉 - 소문수봉 - 석탄박물관 - 당골주차장 성원식당(13Km/4시간30분)


시새움 많은 안개를 비집고

햇살은 붉은 단풍잎에 내려 앉은 이슬을 핧아주며

이파를 말려준다.


단풍을 즐기라고 이른 아침부터 태백산 국립공원 직원들의 분주함이

깊숙히 똬리를 틀고 앉은 오지중의 오지인 대현리!

마을과 현불사의 그릇에 비하여 주차장의 넓이가 훨씬 넓은 공터에 우루루

불원천리 산이좋고, 야생화가 좋고, 자연을 좋아하는 산사야님들의 입에서는

싱그러운 공기가 콧속을 타고 넘어가는 냄새에 이구동성 무슨냄새?


그리고 삼삼오오 백천계곡길로 들어선다.

첫눈에 띄는 표지판은 열목어 서식지 간판!

물이 맑고, 차갑고, 1급수며, 물이 마르지 않아야 열목어들이 산다는 이계곡길에 우린 걷는다.

그리고 산수화를 보는 것같은 물가에 늘어선 곱디고운 붉은것, 노란것, 주황색,

각양의 단풍잎들이 저마다 자태를 뽑내며눈과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물소리길과 과수원길로 들어선다.

물들이 노래를 하면 새들은 장단을 맞추고,

야생화들은 발목을 잡아 눈맞추자고 앙탈을 부리면, 엎드려 쏴! 그리고 날씨도 차가워 오는데 어찌 살아가려고

애처러운 눈길로 위로를 하면 꽃들은 씨받이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니

염려 놓으시고 안산과 즐산을 하세요 하며 우릴 위로 한다.

이높은 곳에 사과 과수원이 철조망도 없이 나무가지가 꺽이도록 주렁주렁 탐스러운 사과가 가을과 함께 익어가면,

통제구간인 조록봉바위에 걸터 앉은 흰구름이 마냥 한가롭다.


먹거리 장터를 준비하는 마을 아낙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을을 지나면

아름다운 임도길로 들어 서게 되는데 우측으로는 계곡물이 단풍에 물들고

임도길은 우수수 떨어지는 낙옆에  가을 한가득 짊어지고 떠나는 나그네길! 울컥 뭔가 목울대를 친다.


삼거리 트럭한대가 길을 막고 있다.

직진을 하면 깃대배기봉으로 해서 보쇠봉으로 향하고,

우측으로는 칠반매기골!

등산로가 협소하고, 한적하다.

3.9Km가 코가 땅에 닳을 만큼 가파르지만 걸을 만하다.

중간쯤 오르면서 부터 로프를 설치하기 위하여 공사가 한창이고,

문수봉이 가까워 올수록 그푸르름으로 산을 꽉 채웠던 잎들은 수명을 다하고,

땅들이 추울까, 뿌리가 추울까, 씨았들이 얼어버릴까, 벌래들이 추울까

덮어주려고 자기는 항상한 나목으로 그 길고도 긴 엄동설한을 견뎌야하는 아픔을 보는 난! 마음이 짠해진다.


엄청난 바위를 정상에 눌러 쓰고 있는 문수봉!

얼굴엔 이곳저곳 여드름 자국처럼 돌탑들이

콧구멍엔 누가 만들었나  기도처로 막혀있어도

문수봉은 늠늠하게 서서 함백산, 백운산, 장산, 태백산, 부쇠봉을 친구삼아가며 서있다.

한참을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추위가 엄습한다.

한참을 망설인다.

부쇠봉으로 해서 태백산을 찍고 망경사로 하산을 할까 했는데 동행들이 쭈볏거린다.

그러면 내가 양보를 해야지 소문수봉으로 하산길을 정하고 속도를 내본다.

성원식당엘 도착을 하니 14시20분 너무 빨리 왔는데 할일이 없지만

성원식당에서의 곤드레밥과 된장찌게와 도루묵졸임, 각종의 밑반찬 맛에 배불뚝이가 되었고,

가을이 깊어가는데 가을을 즐길사이도 없이 화들짝 가을은 백전계곡과 칠반매기골 깊숙히

숨죽여가며 겨울에게 인계인수 준비를 하고 있다.








 






 






 






 






 






 






 


 






 






 






 






 






 






 






 






 






 






 






 






 






 






 






 






 






 






 






 






 






 






 






 






 






 






 






 






 






 






 






 






 

 






 






 






 






 






 






 






 






 






 






 






 






 


 



 






 






 






 






 





 




 




 





경환샘이 나와 헤어지며 가을 잔득 짊어지고 가을 칠반매기골로 향하는 내모습을 짤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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