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축령산 애기단풍

hanmb 2018. 11. 10. 22:01

축령산 애기단풍

일  시  /  2018년 11월 10일

코  스  /  문수사주차장 - 들독재 - 축령산 - 임종국기념비 - 편백맨발길

 - 숲내움길 - 모암산림욕장 - 산소숲길 - 축령산편백숲길 - 솔재 - 문수사 - 주차장(15Km/4시간30분)



빨간 애기단풍이 벌레가 먹어서 구멍이 났다.

그 구멍사이로 파란 하늘을 다집어 넣으려 한다.

하얀구름도 집어넣고

일렁이는 편백나무 싱그러운 공기도 불러 지나게하고

막바지 가을은 너도 나도 함께 분주해진다.

헤어지는 너의 빈손에 사랑을 집어줘야 하기에

가진것 없는 나는 마음만 있으니


매끄러운 단풍잎은 베풀줄 모르는 수전노 같아서 밉상이다.

이 풍요러운 계절에 풀벌레에게도

산새들에게도 들짐승들에게도

여름내내 산속을 지키느라 수고한 풀들에게도

골고루 베푸는 구멍난 단풍잎이 귀하게 보이는것은

막바지로 치닫는 가을탓일까?


나무탁자 위에는 먹을것들이 주인인데

먹을것들도 아닌것들이 주인처럼 밥사발, 반찬, 수저노릇들을 하고

의자위엔 사람들이 주인인데

낙옆들이 내려와 주인처럼 조잘대며 식사를 한다.

그제 내린 비!

어제 불어제낀 강한바람에 터질대로 터져 길바닥에 너절하게 누워 비몽사몽이되어 자신의 자리를 잊은낙옆!


산새들만 마냥 신바람이나서

노래소리가 산골을 넘나들고

앞을 분간 못할 만큼 미세먼지로 꼭찬 도시지만

편백나무숲속에 들어서면 싱그러운 공기가 가슴을 활짝 열어제끼고

아기단풍잎을 꼬옥 안겨준다.


 좋은 사람들!

하나가 빈 자리를 만드니

좋은사람 둘이 그빈자리를 채우고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며 신바람을 내며 산길을 오르내린다.

단풍잎 사이로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이 뒤를 따르면 이마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별이된다.


비와 바람으로 인하여 단풍잎이 전부 낙화가 될가 싶어 기대는 접어 배낭에 넣고

문수사 주차장에서 공사중인 들독재간 도로를 따라 오르면 고개마루에

민가 담벽에 하얗게 핀 녹차꽃이 눈길을 확잡아끌고

우측  산길로 접어들면 등로엔 낙옆들로 폭신폭신 발길을 가볍게하고,

 홀라당 벗어 놓은 나무잎들로  산속은 썰렁하지만 을씨년 스럽지만은 않음은 뭔가를 품고 있을듯

가파른 봉우리 두어개를 넘고보니 좌측으로 하늘숲가는 길이 나오고

우린 직진으로 축령산을 향한다.

황토 흙길에 낙옆을 잔득 뒤집어쓴 산속은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랄듯 고요가 흐른다.

몇구비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축령산 정상 전망대를 만나 오르니 화시봉, 방장산과 입암산,내장산, 선운산

희뿌연 미세먼지속에 꿈틀거리지만 이곳의 공기가 맑음은 왜일까?

추암동쪽으로  가파른 하산길로 들어선다

잠시 잠간 내려온것 같은데 추암주차장을 지나 숲내음길을 비켜 편백나무 맨발길로 들어서니

이곳의 공기는 전혀 세상의 것과 다름을 신체 구석구석에서 감지를 해내는것 같다.

산소축제장을거치고 모암산림욕장의 단풍낙옆은 누우면 꿈나라로 들어갈것 같아 서성이게 한다.

이땅에 남아 있어야할 시간이 촉박한 야생화들의 애잔한 숨소리가 할딱거린다.

너희들의 삶은 후회가 없으니 이 만추의 계절을 최상으로 즐기다 가렴 야생화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