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무주 벼룻길을 걸으며

hanmb 2019. 4. 13. 21:00

무주 벼룻길을 걸으며

일  시  /  2019년 4월 13일

코  스  /  대소 - 포켓공원 - 벼룻길 - 각시바위 - 밤송이마을

- 대티교삼거리 - 상굴암 - 하굴암 - 잠두교 - 용포리 - 외요대 - 용포교(15Km)


 큰물이 나고 나면 각종의 돌맹이들에 흠뻑 빠져

무주의 금강을 예전엔 자주 찾았었는데

오늘 처럼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을 몸도 마음도

모두 대자연에 맡기고 유유자적 흔들리는 봄기운에

춤추며 각종의 아름다운 야생화들의 향연에 코를 벌름거리며

두근두근 심장의 고동소리를 이쁜이들에게 전해주려고

가까히 내몸을 밀착시키면 꽃들도 자신을 사랑하는줄 알고

베시시 웃음을 함지박 만큼 전해주면 나는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흰구름 모양 심장은 커진다.


벗꽃은 하얗게 꽃단장을 하고

지나온 삶의 무게를 벗어 놓으라한다.


온 산이라도 활활 태울 기세로 붉디 붉은 홍매화는

마음속에 가득 채운 무거운 욕심을 버리라고 채근질하고


2,0이나 되는 눈으로나 보여야 할

영국 작은 병정꽃은 누구의 어미 누구의 아비를 벗어놓고 오늘을 참되게 살라고 딱침을 놓고


각시바위길을 걸으며 만난 자주괴불주머니는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놓고, 그냥 이대로 돌무더기 처럼 서있으라하고


금강에 비스듬이 기대어 한껏 멋부리고 서있는 초롱꽃은

사랑도 미움도 벗어놓고 주절주절 함께 노래나 부르잔다.


뒤뚱뒤뚱 무너져 내린 바위길을 지나 각시바위 앞에서면

뾰족히 하늘의 똥꼬라도 찌를듯 앙칼지게 서있는 바위끝은

지나온 길을 뒤 돌아보라며 동굴 안으로 나를 감싼다.

그리고 노래 처럼 즐겁게 살려면

모두를 내려놓고 비우라고

검푸른 금강물은 굽이굽이 곤두박질하며 그자리를 비우고는 사라져간다.


지천에 자갈밭에 뿌리를 내린 할미꽃들은

허리굽고 힘없어 길이 있어도 못걸음때를 생각하여

건강하게 열심히 걸으라고 일침을 가하면 공연히 마음은 분주해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