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속의 태기산을 걷다.
일 시 / 2020년 6월 27일
코 스 / 청정체험길입구 – 군부대 – 태기산 – 삼거리
– 낙수대길 – 낙수대 – 낙수대계곡길 – 송덕사(12.5Km)
태기산을 오르려면 양두구미재에서부터 올라야 제맛인데
오늘은 안개에 온통 태기산이 움추러 들어 앉아 있어
청정체험길 입구까지 차가 발노릇을 대신 해주는 바람에 2Km를 거저먹었다.
숲으로 들오서자 마자 물기를 잔득 먹음은 풀들이 토해내는 물들로 인해
러셀을 하는 내내 바지가랑이를 올라타고 허리까지 젖고
등산화 안에서는 발가락들이 헤엄을 치고 있지만
등허리가 뜨거울까 구름은 잔득 해를 가리고
땀이라도 삐죽이 솟아나서 눈이라도 따가울까
선선한 바람에 바람막이가 요긴하고
메마른땅에서 먼지라도 풀풀 풍길까 이슬먹음은 풀들이 내주는
물방울에 기분은 상쾌!
앞서가는 사람을 바라보니 요정같기도 꿈속을 거니는 것
같음은 안개에 뭍히고
숲속에 들어나니 몽화속을 걷는 이기분 무엇으로 표현을 해야 할지....
안개에 볼것들 못볼까봐 야생화들이 대신 요염한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고
너무도 호젙한 숲속길을 걷는 것이 외로워 보였던지 각종의 새들의 합창소리가 숲속을 시끌벅적!
군부대 철조망을 휘돌아서면 하얀 박새꽃과 까치수염
키다리속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나도 여기있소 석잠풀과 꼬마 노루발 각종의 야생화들이 물을 잔득 먹음은체
소곤소곤 대화를 이어가면 풍력발전의 커다란 날개가 윙윙 야생화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양치식물길로 들어서면 양들이 호랑이를 혼내주고
다람쥐는 개나리 봇짐을 지고 황망이 길을 나서면
조릿대길로 들어서면 풍댕이. 장수하늘소는 나무를 타고 하늘을 오른다.
그리고 군부대로 인하여 정상석이 한참이나 아래로 떠밀려 내려와
몸집은 크지만 정상석의 값어치는 영 빵점!
야생초 화원길로 내려서면 앵무새와 황소가 걸맛지 않게 서로가 등을 돌리고 서있는
아주 조화롭지 못한 형상에 고개가 갸웃둥!
왜? 이런곳에 저런 형상이 서있어야 하는지.....
삼거리에서 낙수대길로 내려선다.
이렇게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이 있나 싶다.
배낭에서 하모니까를 꺼내 기분나는대로 불어대면 장단은 샘이 맛춘다.
어느새 낙수대까지 내려 섰는데 아쉽게도 폭포는 아기 오줌같이 졸졸....
그래도 열까지는 세었는데 그나머지는 경치에 빠져 개울 건너는 것을 잊었지만그많은 개울을 건넜지만
한번도 등산화를 벗지도 않았으니 이게 왼떡!
그많은 개울을 건너면서도 물속에 들어가려는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것도 선선한 날씨탓이 아닐까?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의 팬션엔 사람들로 시끌벅쩍한 것을 보니
오늘의 여정도 종착점이 가까워 오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곳에서 마음껏 즐기고 왔으니 일주일도 거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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