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증도 천년의 숲길에서

hanmb 2020. 8. 2. 23:36

2증도 천년의 숲길에서

일 시 / 202081

코 스 / 증도면사무소 상정봉 짱뚱어다리 우전해수욕장 엘도라도리조트

- 소금밭전망대(12Km/엘도라도리조트에서 소금밭전망대까지 차로 이동)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인데

구름과 간간히 걷는길에 공갈협박을 하는 빗방울에

주눅이들 내가 아니라는 것 날씨야 너도 잘알텐데

증도에 몇 번째지만 오늘만은 만만하고 오만하게 굴지말기를

헌데 짱뚱어다리를 지나 우전해수욕장을 들어서면서부터

곱디고운 모래와 우산같은 햇빛가리게 위를 거칠게 대하는 시커먼 구름에

간간히 뿌려대는 빗방울!

그래도 이아름다운 모래사장을 그냥 지나칠 정도는 아니지

천년의 숲길로 들어선다.

우측으로는 소나무 사이로 광활하게 펼쳐진 끝간곳 없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있다면

소나무 숲길로 난 갈에는

등산화가 거칠게 느껴질만쿰 폭신한 모래위에 솔가래가 쌓여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을 참고 또참아가며 걷다보니

망각의 길을 만난다.

잊고 싶은 것은 다 잊어버리라는데

껌딱지처럼 메어 달리고 있는 욕심의 덩어리들은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있으니

철학의 길로 들어서는데

욕심의 덩어리도 떨쳐버리 못했는데

이렇게 큰 짐을 얹어 주다니

지금이대로가 나는 좋다구

흥이 나면 노래부르고,

걷고 싶으면 걷고,

주저 앉고 싶으면 주저 앉아 버리고,

먹고 싶으면 먹고,

훌쩍 떠나고 싶으면 떠나면 되고,

잠자고 싶으면 드러누우면 되는 것을.

그러다보니 어느사이 엘도라도 리조트주차장

엘도라도 카페에 올라가

창가에 펼쳐지는 오징어 바위가 데크길을 따라 펼쳐지고

처음 입안에 넣어보는 함초팥빙수 맛은 별로구나

차에 실려 호강했던 비박 배낭의 무게가 오랜만에

어께에 올라타더니 신바람이 났는지

소금밭전망대의 짧은 거리의 계단을 단숨에 올라

데크위에 텐트를 치고는 저녁 만찬을 끝내고는

 

소금밭 전망대에서

구름속에 석양이 부끄러운 짓을 했는지 숨어버린다.

태평염전 염판은 저녁 노을을 주어먹고

염생식물원 갯골엔 굽이굽이 허리를 감싸고

별처럼 반짝이는 비행기는 외기러기와 눈치싸움을 하면

소금밭낙조전망대 주변은 어두움이 조물조물 밀려온다.

밀려오고 밀려나는 바람으로

나그네의 가슴속에 풀렁이는 덴트자락에

숨박꼭질하던 석양은 자취를 감추면 사면은 적막으로

감성을 삭인다.

 

소금밭전망대에서

오늘은 더 이상 가야할곳이 없어지니

아주작은 텐트안으로 온종일 수고한 몸뚱이를

들이밀면 2분도 않되 세상과 주변과 아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으로

 

 

 

코로나19야 물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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