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구봉도 대부 해솔길에서

hanmb 2020. 8. 8. 17:03

구봉도 대부해솔길에서

일 시 / 202088

코 스 / 구봉도도 주차장 해솔실 - 전망대 개미허리아치교

등대 해변 구봉산정상 종형어촌체험마을 주차장(8Km)

바다향기수목원 쪽박산전망대 바다향기수원(5Km)

 

팔공산을 간다기에 일주일을 여삼추처럼 기다려 왔는데

엊저녁 뒤늦게 폭우로 일정이 취소가 되었다기에

낙심천만 뒤척이다가 새벽에 창밖을 보니 날씨가 좋아

소래산이라도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불현듯 구봉도의 오솔길이 핸들을 잡아 꺽는다.

 

시화방조재를 달리는 차장 밖엔 구름들이 험상궂은 모습으로

집에 쳐박혀 있지 어데를 나서냐고 눈을 흘기지만

목적지가 어덴지 모를 차량들이 방조재 길을 채우고

낚시를 즐기는 꾼들의 차량들도 덩달아 길가를 메운다.

 

구봉도 대부해솔길을 들어서니 간간이 이슬비가

함께 걷자며 따라나서면 나뭇잎들은 혹시라도

내가 비에 젖을 새라 우산이 되어 주고

낭떠러지 바위틈엔 노랑원추리와 참나리가

바닷물에 얼굴을 내밀며 밀담을 주고 받고

예쁜 노루귀가 방글대던 길가엔 억센 풀들이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지만 매미들은 청아한 음성으로 노래를 한다.

 

멀찍이 수평선 넘어로는 인천대교가 활처럼 누워있고

고개를 확 돌려 뒤돌아보면 영흥대교가 그리고 그옆으로

까마득히 자월도가 보이니 흐린날 치고는 시야는 양호.

 

등대 조형물앞에 설때마다 한번도 석양 노을을 바라본적이 없었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구나 이슬비까지 맞아가며

이곳에 서있는 것으로 만으로도 대만족

바다위에서 마시는 따스한 커피맛이 이런것인가?

굴껍대기가 파도에 얼마나 두둘겨 맞았으면

뾰족한 날카로움은 다벗고 둥글둥글 그위에 철퍼덕 엉덩이를 깔아본다.

 

잘 닥여진 등산로를 따라 정상석도 없는 구봉산 정상을 지나니

어느새 출발했던 주차장 좌고우면 않고 곧장

바다향기수목원으로 고고

관람객들이 많다.

소나무향이 물씬 나는 쪽박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너무도 가볍다

전망대에서 작은백리향의 은은한 꽃향기를 맡고

날아갈것만 같은 소나무 숲길에서

잘왔구나 잘나섰구나 그리고 잘정돈된 수목원의 여름 꽃들과

조우를 하고는 늦은 점심으로 월곶의 홍두깨칼국수집에서

해물칼국수로 배를 채우고는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하니

몸도 마음도 영혼도 모두가 충만한 하루

날씨가 뭐길래

 

 

 

산비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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